* 사건 : 헌법재판소 결정 2020헌마1369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위헌확인
* 청구인 : 1. 박○○ 2. 박□□ 3. 김○○ 4. 한○○
* 선고일 : 2026. 7. 23.
[주 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 주식회사의 근로자들로서 ‘○○ 본사 일반직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다. 위 주식회사에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하 ‘과반수노조’라 한다)의 지위에 있는 노동조합은 ‘○○노동조합 ○○지부’이고, 청구인들이 조합원으로 있는 노동조합은 과반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 청구인들은 구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이 노사협의회 구성원 중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이하 ‘근로자위원’이라 한다)은 근로자가 선출하되, 과반수노조가 있는 경우에는 과반수노조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가 되도록 함으로써, 청구인들과 같이 과반수노조 조합원이 아닌 근로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0. 10. 12.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구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에 대해서는 과반수노조가 있는 경우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를 근로자위원으로 하는 부분을 다투고 있으므로, 이 부분 심판대상은 구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중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로 한다.’ 부분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또한 위 구법 조항이 2022. 6. 10. 법률 제18927호로 개정되어 같은 취지의 내용이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에 규정되자, 청구인들은 2022. 6. 17. 현행 조항도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현행 조항의 기본권 침해 여부를 청구취지에 추가하는 서면을 제출하였으므로, 개정된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도 심판대상에 포함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2007. 12. 27. 법률 제8815호로 개정되고, 2022. 6. 10. 법률 제189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2항 중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로 한다.’ 부분 및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2022. 6. 10. 법률 제18927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근로자참여법’이라 하고, 구법을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는 ‘구 근로자참여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이하 두 조항을 함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2007. 12. 27. 법률 제8815호로 개정되고, 2022. 6. 10. 법률 제189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협의회의 구성) ②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이하 “근로자위원”이라 한다)은 근로자가 선출하되,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로 한다.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2022. 6. 10. 법률 제18927호로 개정된 것)
제6조(협의회의 구성) ③ 제2항에도 불구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위원은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로 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과반수노조가 모든 근로자를 대표하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은 비교법적으로 이례적이고, 복수 노동조합이 허용된 지금의 법체계에서 과반수노조가 아닌 노동조합(이하 ‘소수노조’라 한다) 조합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소수노조 조합원이나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이하 ‘소수노조 조합원 등’이라 한다)가 노사협의회 구성원으로 가입할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노사협의회 가입 및 참여를 제한하여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며, 근로자위원의 조직 및 의사형성 절차를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없도록 하여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침해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 과반수노조가 존재하는 경우 소수노조 조합원 등이 노사협의회에 참여할 기회를 박탈하므로 과반수노조 조합원과의 사이에서 이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 과반수노조가 있는 경우 과반수노조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가 근로자위원이 되도록 함으로써, 과반수노조 조합원이 아닌 소수노조 조합원 등은 자신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가 근로자위원이 될 수 없거나 직접 근로자위원 위촉 절차에 참여할 수 없는 등 과반수노조 조합원과의 사이에서 차별취급을 받게 된다. 이러한 차별취급이 과반수노조 조합원이 아닌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결사의 자유, 직업수행의 자유,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러한 주장은 결국 과반수노조 단독으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구성하는 심판대상조항의 차별취급으로 인하여 소수노조 조합원 등의 기본권이 침해된다는 것으로서, 과반수노조와의 사이에서 소수노조 조합원 등의 평등권이 침해된다는 것에 초점이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이상, 나머지 기본권 침해 여부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나. 평등권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서 특별히 평등을 요구하거나, 차별적 취급으로 인하여 관련 기본권에 중대한 제한을 초래하는 경우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자의금지원칙에 의한 심사를 하기로 한다.
(2) 구체적 판단
(가) 근로자참여법상 노사협의회 제도의 내용
노사협의회란 근로자와 사용자가 참여와 협력을 통하여 근로자의 복지 증진과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구성하는 협의기구를 말한다(근로자참여법 제3조 제1호). 근로자참여법은 근로자와 사용자 쌍방이 참여와 협력을 통하여 노사 공동의 이익을 증진함으로써 산업 평화를 도모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근로자참여법 제1조).
노사협의회의 협의 사항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성과 배분, 근로자의 채용·배치 및 교육훈련, 근로자의 고충처리, 안전, 보건, 그 밖의 작업환경 개선과 근로자의 건강증진, 인사·노무관리의 제도 개선, 경영상 또는 기술상의 사정으로 인한 인력의 배치전환·재훈련·해고 등 고용조정의 일반원칙, 작업과 휴게 시간의 운용, 임금의 지불방법·체계·구조 등의 제도 개선, 신기계·기술의 도입 또는 작업 공정의 개선, 작업 수칙의 제정 또는 개정, 종업원지주제와 그 밖에 근로자의 재산형성에 관한 지원, 직무 발명 등과 관련하여 해당 근로자에 대한 보상에 관한 사항, 근로자의 복지증진, 사업장 내 근로자 감시 설비의 설치, 여성근로자의 모성보호 및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사항,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 및 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 예방에 관한 사항, 그 밖의 노사협조에 관한 사항이 있다(근로자참여법 제20조 제1항).
노사협의회의 의결 사항으로는, 근로자의 교육훈련 및 능력개발 기본계획의 수립, 복지시설의 설치와 관리,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설치, 고충처리위원회에서 의결되지 아니한 사항, 각종 노사공동위원회의 설치에 관한 사항이 있다(근로자참여법 제21조).
이처럼 노사협의회 협의·의결 사항은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까지 포함하므로 단체교섭 사항과 중복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근로자참여법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이나 그 밖의 모든 활동은 이 법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고 정한다(근로자참여법 제5조).
(나)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차별취급의 합리성
법률에 의하여 노사협의회 제도를 마련하면서 근로자 전체를 대표할 근로자위원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할 것인지 정하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입법재량에 속한다. 심판대상조항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 과반수노조가 있는 경우 그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로 하여금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이 되게 하여, 과반수노조에게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구성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본래 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그 조합원만을 대표하는 조직이므로 과반수노조라고 하여 당연히 근로자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반수노조는 그 조합원으로 가입한 전체 근로자 과반수의 지지를 받는 조직이므로, 다수결을 기본으로 하는 민주주의 의사결정구조에 의할 때 근로자 전체를 대표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또한 과반수노조는 조직 규모와 보유 자원을 토대로 노사협의회에서 사용자와 대등하게 실효성 있는 협의·의결을 할 수 있는 역량도 가지고 있다. 민주적 대표성과 실질적 대등성을 갖춘 과반수노조에게 근로자위원의 구성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노사협의회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협의와 의결을 진행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근로자의 복지 증진 및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과반수노조로 하여금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구성하게 한 데에는 나름의 합리성이 인정된다.
다수의 노동관계법률에서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과반수노조가 있는 경우 그 지위와 역량 등을 고려하여 과반수노조 또는 그 대표자에게 근로자 전체를 대표하는 자격을 부여하여 왔다. 과반수노조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대한 동의권(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시 사전 협의권(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의 도입 및 근로시간 계산의 특례에 대한 서면 합의권(근로기준법 제51조 제2항, 제51조의2 제1항, 제52조, 제58조 제2항 및 제3항), 퇴직급여 제도의 설정 및 변경에 대한 동의권(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3항)을 가진다. 과반수노조의 대표자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동의권(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2항 제2호)을 지닌다. 그 외에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5호, 제26조, 제35조 및 제47조 제3항,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2항 제3호 및 제227조 제1호 등에서, 과반수노조의 사업 또는 사업장 내 안전, 고용, 경영에 대한 동의권, 사전 협의권, 참여권, 의견진술권 등을 널리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과반수노조 또는 그 대표자의 대표성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이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되고 2011. 7. 1.부터 복수 노동조합 제도가 시행된 후에도 계속 유지되어 왔다. 노동관계를 다루는 여타 법률과 달리 근로자참여법상 근로자위원 구성 권한에 있어서만 과반수노조의 대표성을 달리 볼 이유를 찾기 어렵다.
(다) 청구인들 주장에 관한 판단
청구인들은 근로자참여법상 노사협의회 제도가 노조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와 달리 근로자위원에게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지 않고 소수노조 조합원 등이 노사협의에 참여할 수 있는 어떠한 예외도 두지 않은 것을 문제 삼고 있다. 그러나 제도의 목적과 효과가 다른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와 노사협의회 제도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교섭대표노동조합만이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의 헌법상 단체교섭권을 법률로써 직접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에 대한 절차적 참여권을 보장하거나 교섭창구 단일화의 예외를 인정하여, 해당 제도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 장치가 필수적이다. 헌법재판소도 2024. 6. 27. 2020헌마237등 결정에서 노조법이 개별교섭 제도, 교섭단위 분리 제도, 공정대표의무 등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규정한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한 바 있다. 반면,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 구성 권한은 헌법상 기본권이 아니라 법률상 권한에 불과하고 입법자에게는 이에 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가 인정된다. 과반수노조에게 근로자대표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다른 노동관계법률에서 과반수노조에게 공정대표의무 등을 부과하는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도 하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노사협의회 제도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와 달리 공정대표의무 등을 두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근로자위원 구성에서 배제된 소수노조와 그 조합원이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근로조건에 관한 의견을 피력할 수 없어 평등권이 침해된다는 청구인들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리 법제상 노사협의회 협의·의결 사항에 근로조건 및 그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포함되고, 과반수노조가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단체교섭 주체와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구성 주체가 일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노사협의회가 단체교섭을 대체하거나 단체교섭에 대한 예비적·보완적 단계로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조건 및 그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단체교섭으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근로자참여법도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이나 그 밖의 모든 활동이 이 법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정하여(근로자참여법 제5조), 단체교섭과 노사협의 사항이 중복되는 경우 단체교섭의 독립성과 우위를 명확히 하고 있다. 따라서 소수노조와 그 조합원은 단체교섭 절차를 통하여 근로조건 및 그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관한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하였더라도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공정대표의무를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요청하는 등의 방식으로 단체교섭에 관한 절차적 참여권을 행사할 수 있다(노조법 제29조의4 제2항). 과반수노조와 소수노조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 객관적인 내용을 감안하여 교섭단위의 분리가 필요하다면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얻어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고(노조법 제29조의3 제2항), 사용자가 동의한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를 하지 않고 개별교섭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노조법 제29조의2 제1항 단서).
청구인들 주장처럼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의 효과가 소수노조 조합원 등이 수인할 수 없을 정도로 현저하다고 보기 어렵다. 일단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과반수노조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근로자위원 구성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과반수노조가 그 지위를 유지하는 기간에 한정되므로 차별취급이 잠정적이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과반수노조가 위촉하는 근로자위원이 반드시 해당 노조의 조합원일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아 소수노조 조합원 등도 위촉 대상이 될 수 있다. 설령 근로자위원 구성에 참여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소속 조합원 그 누구도 근로자위원으로 위촉되지 못한 소수노조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소수노조나 그 조합원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근로자위원에게 전달할 수 있고 근로자위원은 이를 노사협의회 정기회의에서 보고하거나 설명할 수 있다(근로자참여법 제22조 제2항). 그 요구사항이 근로자의 고충과 관련된 것이면 소수노조 조합원 등이 직접 고충처리위원을 통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근로자참여법 제26조). 노사협의회 회의는 원칙적으로 공개하여야 하고(근로자참여법 제16조) 협의회는 의결 사항을 신속히 근로자에게 널리 알리도록 되어 있어(근로자참여법 제23조), 소수노조 조합원 등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노사협의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청구인들은 심판대상조항이 비교법적으로 이례적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노사협의회 제도와 외국의 유사 제도는 각국의 상황에 따라 고유한 모습과 함의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
(3) 소결
입법론상으로는 근로자위원 비례대표제를 통하여 복수의 노동조합이 자신의 대표성에 상응하여 노사협의회 참여를 보장받게 하는 것이나, 과반수노조에 의하여 구성된 근로자위원이 소수노조 조합원 등을 상대로 공정대표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노사협의회 제도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는 영역이고, 앞서 본 것과 같이 과반수노조에게만 근로자위원 구성 권한을 부여한 입법자의 판단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입법자가 비례대표제를 택하거나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김복형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6. 재판관 김복형의 반대의견
나는 법정의견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므로, 아래와 같이 반대의견을 남긴다.
가. 근로자위원의 대표성과 입법재량의 한계
노사협의회 위원 구성에 관하여 입법재량이 인정되더라도 입법자가 명백히 입법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자의적 차별을 하였다면 평등권 침해에 해당한다(헌재 2012. 2. 23. 2010헌바480 참조).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함께 참여와 협력을 통하여 공동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제도이고(근로자참여법 제1조), 노사협의회에서 근로자위원은 근로자 전체를 대표한다. 따라서 근로자위원의 구성방법과 절차, 지위와 역할은 근로자 전체를 대표하는 자로서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마련되어야 한다.
근로자참여법이 정한 원칙적인 근로자위원 구성 방식은 근로자 전체의 선거에 의하는 것이다(구 근로자참여법 제6조 제2항, 근로자참여법 제6조 제2항 본문). 반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과반수노조가 있는 경우에는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됨에 따라 별도의 선거 없이 과반수노조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가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이 된다. 노동조합은 임의로 가입하는 자에 의하여 구성되는 것이므로 조합원만을 대표하는 것이 기본원리이고, 근로조건 개선 및 근로자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는 노동조합과 노사 공동의 이익 증진을 목적하는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은 기능과 역할에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선거로 선출되지 않은 과반수노조에게 근로자위원을 구성할 법률상 권한을 부여하려면, 근로자 전체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의 대표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적절한 보완조치가 있어야 한다. 과반수노조에게 그 권한을 독점시킴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협의·의결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소수노조 조합원 등이 노사협의회 협의·의결 과정에서 의견을 개진하거나 직접 근로자위원 위촉 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어떤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노사협의회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근로자 전체를 대표하여야 할 근로자위원의 대표성이 전혀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은 명백히 입법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다. 이하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이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나. 근로조건 및 고충처리에 관한 접근성 배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은 근로자참여법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지만(근로자참여법 제5조), 앞서 법정의견에서 본 바와 같이 노사협의회의 협의·의결 사항은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밀접한 임금, 성과배분, 채용, 교육, 고충처리, 보건, 복지, 인사, 해고, 지원 등과 같이 상당히 폭넓은 사항들을 아우르고 있다(근로자참여법 제20조 제1항, 제21조 참조). 근로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사항들이 협의·의결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나아가 30명 이상의 근로자를 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는 근로자의 고충을 청취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하여 고충처리위원을 두어야 하는데(근로자참여법 제26조), 고충처리위원 역시 노사협의회 위원 중에서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근로자참여법 제27조 제1항).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상 단체교섭권을 직접 제한한다고 보기는 어렵더라도, 소수노조나 소수노조 조합원 등의 절차적 참여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면, 소수노조 조합원 등은 근로조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일절 관여할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한다. 때로는 노사협의회 협의 사항 가운데 성과배분이나 작업환경 개선, 인사·노무관리 제도나 해고 등의 일반원칙, 작업수칙 개정 등이 과반수노조 조합원이 아닌 소수노조 조합원 등과만 관계되는 사항에서 발생할 수 있다. 즉, 과반수노조가 생산직과 같은 특정직군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 위와 같은 노사협의회 협의 또는 의결 사항이 사무직이나 연구직, 중간관리직 등과 같은 다른 직군과 관련한 사항일 수 있다. 또한 협의 또는 의결 사항 가운데 성과 배분, 복지, 기금 등 한정된 자원을 두고 근로자 간 배분을 해야 하거나 근로자 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사안이 발생할 수 있다. 나아가 근로자의 고충이 근로자 간 갈등으로 인한 것이거나 일부 직역의 특수한 고충으로서 다른 직역 근로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일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경우들에 있어서 과반수노조에 의하여만 구성된 근로자위원이 전체 근로자를 대표하여 노사협의회에서 협의 또는 의결을 하거나 고충사항을 처리하는 것은 적절한 절차적 보완 없이는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 공정대표의무의 부재
근로자참여법은 과반수노조에 의하여 구성된 근로자위원이 과반수노조 조합원 등의 이익과 소수노조 조합원 등의 이익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지 않도록 하는 공정대표의무를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은 협의 또는 의결 전에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에 대하여 소수노조 조합원 등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의무가 없다. 노조법이 교섭대표노동조합에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공정대표의무를 규정하고(노조법 제29조의4 제1항), 법원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부담하는 절차적 공정대표의무의 일종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정보를 소수노동조합에게 적절히 제공하고 그 의견을 수렴”할 의무를 인정하고 있으며(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7다263192 판결 참조),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대하여는 노동위원회 시정명령 및 행정소송 절차 등이 보장되어 있는 것(노조법 제29조의4)에 비하면, 근로자참여법은 노사협의회의 협의·의결에 있어 소수노조 조합원 등의 절차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입법적 조치도 두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제도적 구성 하에서 소수노조 조합원 등은 과반수노조 조합원에 비하여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거나 자신들의 근로환경과 관련하여 꼭 개진되어야 할 의견이 반영되지 못할 경우에도 그 시정을 구하거나 의견을 개진할 방법이 없다. 근로자참여법이 노사협의회 회의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것이나(근로자참여법 제16조) 의결된 사항을 근로자들에게 널리 알리도록 한 것(근로자참여법 제23조)만으로는, 소수노조 조합원 등의 절차적 참여권이 보장된다고 볼 수 없다. 근로자참여법 제26조 이하에 고충처리제도가 존재하나, 고충처리위원은 노사협의회 위원 중에서 선임되고 그중 근로자측 위원은 과반수노조가 구성한 근로자위원 중에서 선임하게 되어 있어 소수노조가 이를 통해 노사협의회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적합한 방안이 되지 못한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차별취급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공정대표의무 등 절차적 보완조치가 없다는 점에서 심판대상조항은 차별취급의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라. 예외 규정의 부재
앞서 법정의견에서 본 것과 같이, 노조법은 교섭창구 단일화와 관련하여 개별교섭 제도, 교섭단위 분리 제도와 같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직접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두고 있다(노조법 제29조의2 제1항 단서, 제29조의3 제2항). 노조법은 단일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만을 기준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도록 강제하지도 않는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들은 자율적 합의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할 수 있고(노조법 제29조의2 제3항), 2개 이상 노동조합이 위임 또는 연합 등의 방법으로 절차에 참여한 전체 조합원 과반수의 지위를 획득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노조법 제29조의2 제4항). 반면, 근로자참여법은 과반수 노조가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소수노조가 노사협의회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어떠한 예외도 없다.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의 구성 주체가 될 수 있는지는 오로지 사업 또는 사업장 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에 따라, 단체교섭 국면에서 과반수노조와 소수노조 사이에 노조법 제29조의3 제2항에 따라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등이 있다는 이유로 노동위원회의 결정을 통해 교섭단위 분리까지 이루어진 사업 또는 사업장일지라도, 노사협의회 국면에서는 여전히 과반수노조만이 전체 근로자를 대변하고 소수노조의 직접적인 참여가 봉쇄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 기타
(1) 연혁적으로 살펴보면, 노조법 제정으로 폐지된 구 노동조합법이 1963. 4. 17. 법률 제1329호로 전부개정되어 노사협의회를 처음 도입할 당시에는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노사협조를 기하고 산업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노사협의회를 설치한다고 정하였다(구 노동조합법 제6조). 그러다가 1980. 12. 31. 법률 제3348호로 제정된 구 노사협의회법에 따르면, 노사협의회가 ‘근로자’와 사용자가 상호협조하여 근로자의 복지증진과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구성하는 협의기구로 정의되었고(구 노사협의회법 제3조 제1호), 근로자위원은 ‘근로자’가 선출하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로 정하여졌다(구 노사협의회법 제6조 제2항). 1997. 3. 13. 법률 제5312호로 근로자참여법이 제정된 후에도 노사협의회가 ‘근로자’와 사용자의 협의기구라는 점과 근로자위원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선출한다는 점은 그대로 유지되었다(근로자참여법 제3조 제1호, 제6조 제2항 참조).
이처럼 우리나라의 노사협의회 제도는 처음에는 ‘노동조합’과 연계되어 신설되었고 위와 같은 규정들이 도입될 당시에는 복수 노동조합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행법상 노사협의회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협의기구일 뿐, 더 이상 사용자와 ‘노동조합’이 구성하는 조직이 아니게 되었다. 2011. 7. 1.부터 복수 노동조합 제도가 시행되어 사업 또는 사업장에 따라서는 과반수노조 외에 소수노조 등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이 여럿 존재할 수 있게 된 점까지 고려하면, 과반수노조에게만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구성 권한을 독점시키는 것은 위와 같이 변화된 입법 현실에 맞지 않다.
과반수노조는 본래 그 조합원만을 대표하는데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은 과반수노조에 소속되지 않은 근로자를 포함하여 전체 근로자를 대표하여야 한다는 점에서도, 심판대상조항은 노사협의회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 또한 소수노조도 과반수노조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헌법적 지위를 향유하는 노동조합이다. 그런데 단체교섭 절차에서 소수노조는 사용자가 개별교섭에 동의하거나 교섭단위 분리 결정이 있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과반수노조와 달리 단체교섭권의 행사가 제한되고 있다. 그런데 노사협의회에 관한 심판대상조항마저 아무런 보완 조치 없이 소수노조의 절차적 참여권을 박탈하고 있는바, 이는 소수노조를 과반수노조와 동등한 헌법상 단결체라고 규정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부당할 정도로 그 권리 행사 범위에 큰 차이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3) 한편, 헌법재판소는 2012. 4. 24. 2011헌마338 결정과 2024. 6. 27. 2020헌마237등 결정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규정한 노조법 조항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투쟁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단체교섭과 달리, 노사협의회는 협동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노사협의회에서는 근로자가 교섭력을 집중하여 사용자와의 사이에서 실질적 대등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적고, 오히려 근로자위원이 전체 근로자의 이해관계를 폭넓게 대변할 수 있도록 함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은 위 선례들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
(4) 나아가 오늘날 노동환경은 기간제·단시간 근로자 등 소위 비정규직 종업원이 증가하는 등 고용형태가 다양화되고 있어 과반수노조가 언제나 모든 근로자를 대표할 수 없는 점, 근로조건과 관련하여서도 종래 연공서열적 인사처우로부터 성과주의형 인사처우로 점차 변화하고 있고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근로자를 대표하는 측에서도 근로자의 처우를 반드시 상향하지 못하고 고용안정 등을 위하여 이른바 양보교섭을 해야 할 경우도 생기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전체 근로자의 선거에 의하지 않고 노동조합이 과반수의 지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노동조합이 전체 근로자를 대표하는 것은 아무런 보완조치가 없는 한 변화하는 노동환경에서 더 이상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5) 과반수노조의 지위는 변동이 가능하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차별취급이 잠정적인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청구인들과 같이 직군이나 직렬별로 별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해당 직군이나 직렬의 근로자들의 비율이 항시 과반을 넘지 못함으로 인하여, 소수노조가 미래에 과반수노조의 지위를 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
바. 소결
소수노조 조합원 등은 그들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가 근로자위원이 될 수 없거나 직접 근로자위원 위촉 절차에 참여할 수 없는 차별적인 상황에 처해져 있으며, 근로자참여법은 과반수노조가 있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을 과반수노조가 독점함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를 전혀 마련하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하여 전체 근로자의 대표로서 근로자위원의 정당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고 있고 위와 같은 차별취급에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다만 심판대상조항에 대한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은 전체 근로자의 선거에 의하여 근로자위원을 선출하게 되는데, 이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 처한 상황에 따라 법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입법자로서는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을 구성함에 있어서 각 노동조합이 자신의 대표성에 상응하는 참여를 보장받도록 하는 방법, 과반수노조가 근로자위원을 위촉하더라도 그 예외나 공정대표의무 및 그 실효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규정을 명확히 규정하는 방법, 근로자위원을 위촉하는 노동조합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 입법적 대안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해서는 단순위헌결정 대신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