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건 : 대법원 2022다214040 구상금
* 원고, 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피고, 상고인 : 피고 1, 피고 2
* 원심판결 : 대구지방법원 2022. 1. 13. 선고 2021나311355 판결
* 판결선고 : 2026. 1. 22.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한다. 그중 원심에서 추가로 인용된 부분에 관하여는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에서 인용된 부분에 관하여는 그 부분 제1심판결을 취소하며,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2는 건설기계 대여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이고, 피고 1은 피고 2에게 고용된 근로자로서 피고 2 소유의 7톤 지게차(이하 '이 사건 지게차'라 한다)를 운전한 사람이다.
나. 주식회사 ○○○건설(이하 '소외 1 회사'라 한다)은 △△△고속도로 □-◇ 공구 토공 및 구조물 공사를 원수급인인 ☆☆☆ 주식회사로부터 하도급받았는데, 그중 ▽▽교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현장에서 철근 운반 작업을 위하여 피고 2로부터 이 사건 지게차를 임차함과 아울러 그가 고용한 근로자로부터 운전노무도 제공받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 1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소외 1 회사 소속의 근로자인 소외 2(이하 '이 사건 재해근로자'라 한다)의 수신호에 따라 이 사건 지게차를 운전하여 철근 운반 작업을 수행하였다. 피고 1이 2017. 2. 27. 13:45 이 사건 지게차에 철근 3묶음을 싣고 이동하여 하역장소에서 지게발을 내리던 중, 이 사건 재해근로자가 철근 고임목을 수정하기 위해 지게발 아래로 접근하였다. 피고 1이 지게발의 작동을 멈추었으나 철근 묶음 일부가 이 사건 재해근로자의 머리 부위로 떨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라. 이 사건 재해근로자는 이 사건 사고로 경부 척수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고, 2020년 5월경까지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았다. 원고인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은 이 사건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로 요양급여 267,889,990원, 휴업급여 135,425,960원을 지급하였고, 장해보상연금(장해보상일시금으로 환산하면 233,552,722원이다)을 지급하고 있다.
2. 이 사건의 쟁점
가. 이 사건 사고가 일어난 당시의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령 이름은 '산재보험법'이라 줄여 쓴다) 제87조 제1항은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 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 다만, 보험가입자인 2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 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현행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구 산재보험법(2007. 12. 14. 법률 제8694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58조 제1항 및 구 산재보험법(2007. 4. 11. 법률 제837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제1항도 같은 내용이므로, 이하 구분 없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이라 한다].
원고 공단은, 피고들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고 같은 항 단서도 적용되지 않음을 전제로, 이 사건 재해근로자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나. 이 사건의 쟁점은, 건설공사의 원수급인 또는 하수급인(도급이 여러 차례 이루어지는 경우 재하수급인을 포함한다. 이하 원수급인과 통틀어 '원수급인 등'이라 한다)이 건설기계를 임차함과 아울러 임대인 또는 그 근로자(이하 '건설기계 임대인 등'이라 한다)로부터 건설기계의 운전노무까지 제공받기로 하는 계약(이하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건설기계 임대인 등이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를 운행하던 중 원수급인 등의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입힌 경우, 건설기계 임대인 등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건설기계 임대인 등인 피고들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고이 사건 사고가 같은 항 단서(이하 줄여 쓸 때에는 '이 사건 단서규정'이라 한다)에서 정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원고 공단은 이 사건 재해근로자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다.
3. 쟁점에 대한 판단
가. 기존 법리
1)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의 의미에 관하여, 대법원은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 · 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는 사람'으로서 재해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 또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동차손배법'이라 한다)이나 민법 또는 국가배상법의 규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말한다고 해석하여 왔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1다263748 판결 등 참조).
2) 대법원은 위와 같은 판단 기준 아래, 동일한 사업주에게 고용된 동료 근로자(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3다33691 판결 등), 사업주인 원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와 하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8다12408 판결 등), 하수급인(대법원 2016. 5. 26. 선고 2014다204666 판결)에 대하여,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 · 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그런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이 체결된 사안에서는, 이 사건과 같이 건설기계 임대인의 근로자가 건설기계를 운전한 경우뿐만 아니라 건설기계 임대인이 직접 건설기계를 운전하는 노무를 제공한 경우에도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긍정하였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다44760 판결,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6다27093 판결 등).
가) 건설기계 임대인 등이 실질에 있어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원수급인 등의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고, 건설기계의 구체적인 사용관계나 대가 지급방식을 비롯한 계약 내용을 감안할 때 건설기계 사용에 관한 법률관계가 기본적으로 도급이 아니라 임대차에 해당하여 임대인을 원수급인 등의 '하수급인'으로도 볼 수 없는 경우, 건설기계 임대인 등은 직 · 간접적으로 원수급인 등에 소속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으므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한다.
나)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의 '하나의 사업'은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각각 같은 법 제6조의 사업을 행하되,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사업(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라는 것은 둘 이상의 사업주 중 일방의 사업이 타방의 사업의 일부를 구성하지 아니하고, 그 각 사업이 서로 중복되지 아니하여 각 사업 자체가 분리되어 행하여지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기계 작업은 원수급인의 사업 일부를 이루고 있어 건설기계 임대인이 원수급인과 하나의 사업을 분리하여 행하였다고 볼 수 없어 같은 법 제87조 제1항 단서도 적용되지 않는다.
4) 이러한 기존의 판단은 우선,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를 산재보험료의 부담관계, 특히 업무상 재해의 가해자에 대한 산재보험료 납부의무를 누가 부담하는가라는 문제로 파악한 것이다. 즉 원수급인 등의 근로자이거나 도급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구 산재보험법(2003. 12. 31. 법률 제70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또는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에 따라 보험료를 부담하는 사업주인 원수급인을 매개로 '직 · 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건설기계 임대인 등은 원수급인의 근로자가 아니고 하수급인에도 해당하지 않아 보험가입자이자 사업주인 원수급인이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으므로 '직 · 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나. 새로운 법리
1)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인지 또는 같은 항 단서에서 말하는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다가 그중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인지는, 재해근로자에 대하여 불법행위 등을 한 사람(이하 '가해자'라 한다) 중 누구에 대해서까지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지, 다시 말하면 보험급여액의 한도 내에서 재해근로자에 대한 최종적인 보상책임을 공단이 부담할지의 문제이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과 단서는 '제3자'의 범위나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행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않으므로, 법원은 산재보험제도의 성격과 목적,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입법취지 및 그 전체 내용과 구조, 산재보험의 운용과 재정 부담, 형평의 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를 합리적으로 해석 · 적용하여야 한다.
2)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른 대위권의 행사범위는 보험료 부담관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 또는 노무제공자들이 동일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업무상 재해에 관한 공동의 위험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즉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동일한 '위험'을 '공유'한다고 볼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의 범위를 파악함이 타당하다. 이와 같이 위험을 공유하고 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한 가해자와 그 사용자는 보험급여를 한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상대방인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해자가 재해근로자(가해자 또는 재해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 경우뿐만 아니라 산재보험법 제91조의15에서 정한 노무제공자인 경우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사업주(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원수급인이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일 경우의 하수급인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아닌 때에도 재해근로자와 동일한 사업주의 지휘 · 명령 아래 그 사업주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였다면, 가해자와 재해근로자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였다고 볼 수 있다. 가해자와 재해근로자가 한 작업은 지휘 · 명령을 한 사업주가 행하는 사업에 편입되어 그 일부를 이루기 때문이다.
종전 판례가 건설사업의 원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 그 하수급인 또는 하수급인에게 고용되어 같은 건설현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등을 제3자에서 제외한 이유도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다. 나아가 원수급인 등의 지휘 · 명령 아래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 운전업무 노무를 제공한 운전기사도 재해근로자와 위험을 공유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해당 건설기계 임대인 등 역시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이하 새로운 법리의 상세한 논거를 밝힌다.
가) 산재보험제도의 성격과 목적
산재보험제도는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고 부담을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업무상 재해라는 사회적 위험을 보험방식에 의하여 대처하는 사회보험제도의 하나이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헌법재판소 2004. 11. 25. 선고 2002헌바52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산재보험제도의 이러한 성격에는 업무상 재해의 특성, 즉 업무상 재해는 근로자의 개인적 부주의를 넘어 사업에 내재하는 위험에 의하여 발생한다는 점이 투영되어 있다. 즉, 공적 보험으로서의 산재보험제도는 사업에 내재하는 위험에 의하여 발생하는 업무상 재해의 특성을 고려하여, 기업 등 사업주와 재해근로자의 과실 유무와 상관없이 보험수급권자인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산재보험제도는 사업에 내재된 위험을 사업주나 근로자 중 어느 일방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사회 전체가 업무상 재해의 위험과 그 비용을 분담하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회전체의 갈등과 비용을 줄여 안정적인 산업의 발전과 경제성장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5두3867 판결 참조).
그뿐만 아니라, 산재보험제도는 건강보험과 달리 사업주로 하여금 산재보험에 가입하여 보험료를 납입하도록 함으로써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 책임에 대해서는 면책되도록 하는데, 판례는 이를 넘어 보험료 납입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동료 근로자나 하수급인에 대하여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제한함으로써 산재보험에 관하여 일반적인 책임보험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노동법에 특수한 책임관계의 법리도 인정하고 있다.
나)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입법취지, 전체적인 내용 및 구조
(1) 산재보험제도의 위와 같은 성격, 목적과 아울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그 본문과 단서에 따른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다른 한편 산업재해로 인한 보상책임을 어느 범위까지 공단에 귀속시킴으로써 그만큼 가해자를 면책할 것인지의 문제는 산업재해의 본질적 원인으로 작용하는 사업 현장에 내재하는 위험의 내용과 태양, 나아가 사업 목적을 위해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에 의하여 그 위험이 어떻게 공유되고 교차하는지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온전히 논의될 수 없다.
(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은 보험급여의 수급권자가 다시 가해자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음으로써 이중의 이익을 얻거나 유책의 제3자가 손해배상책임을 면탈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보험재정을 확보함에 그 입법취지가 있다(대법원 2000. 8. 18. 선고 2000두918 판결 참조). 따라서 가해자와 재해근로자가 동일한 사업주의 지휘 · 명령 아래 그 사업주의 업무를 수행하였거나 둘 이상의 사업주로부터 각각 지휘 · 명령을 받아 각 사업에 속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더라도 그로써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였다면, 그 위험의 현실화로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관하여는 공단의 가해자에 대한 대위권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가해자는 노무 제공 과정에서 재해근로자와 함께 위험을 공유하고 그 위험의 발현 양상에 따라서는 스스로 업무상 재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었던 것인데, 그러한 가해자에 대하여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제한한다 하더라도 유책한 가해자가 손해배상책임을 면탈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위험의 현실화로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한 비용은 산업과 사회 전체가 분담하는 것, 즉 공단이 최종적인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 것이 앞서 본 산재보험의 사회보험제도로서의 성격에도 들어맞는다.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고유한 위험이 발현된 것인데도 보험가입 또는 보험관계의 단위를 달리한다는 형식적인 이유로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허용함으로써 그 위험을 함께 감수한 가해자에게 업무상 재해로 인한 책임을 전적으로 귀속시키는 것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불합리하게 외주화하는 결과를 야기한다.
(나) 기존 판례도 산재보험관계의 외연을 확장하여 동료 근로자, 하수급인 등을 제3자에서 제외하면서, 그 근거로 동료가해자 또는 하수급인의 가해행위는 마치 사업장 내 기계기구 등의 위험과 같이 사업장이 갖는 하나의 위험이므로 공단이 최종적인 보상책임을 지는 것이 산재보험의 사회보험적 또는 책임보험적 성격에 부합한다는 점, 이러한 경우를 원수급인의 가해행위와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점 등을 들었는데(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8다12408 판결, 대법원 2016. 5. 26. 선고 2014다204666 판결 등 참조), 이 역시 같은 취지이다. 이러한 판단이 오로지 산재보험료 부담관계만을 근거로 삼았던 것은 아니다.
(2)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전체 내용과 구조를 고려하면, 그 본문의 '제3자'의 범위는 산재보험관계가 아니라 가해자와 재해근로자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는지에 따라 파악하여야 함이 더욱 분명해진다.
(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에 따르면, 사업주를 달리하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였다면' 어떤 사업주의 근로자가 다른 사업주의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가한 경우, 공단은 가해 근로자와 그 사업주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다. 이때 '하나의 사업'이라 함은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 같은 위험권 내에서 같은 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사업을 행하는 것을 의미하고, 반면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사업을 행하더라도 각 사업의 내용이 같은 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 아닐 때에는, 그 위험의 정도가 서로 다르므로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7. 4. 11. 선고 95다27684 판결 참조). 즉,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는 동일한 위험을 공유하는지에 따라 대위권의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여기에는 사업주가 다르고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한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주가 하나의 사업을 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위험 영역이 동일하여 그 위험을 공유한다고 평가되는 경우, 해당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업무상 재해의 비용은 공단이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법자의 의사가 반영되어 있다. 결국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본문과 단서에 따른 대위권 행사의 상대방 범위는, 산재보험관계가 아니라 사업장의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동일한지, 그 위험을 공유하는지를 중심으로 통일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나)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 중 '분할하여 각각 행한다'라는 것은, 둘 이상의 사업주 중 일방의 사업이 다른 상대방의 사업의 일부를 구성하지 아니하고 각 사업이 서로 중복되지 않게 분리되어 행하여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건설기계 임대인 등이 수행한 작업은 원수급인 등의 사업의 일부를 이루므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행한 것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대위권의 행사 가능 여부, 즉 공단이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 최종적인 보상책임을 지는지 여부라는 동일한 문제에 관하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단서에서는 '동일한 위험을 공유하는지'라는 기준 아래 사업주를 달리하여 지휘 · 명령관계가 분리된 채 사업을 분할하여 행함에도 하나의 사업을 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아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제한하는 반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서는 '직 · 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가 있는지'라는 기준을 적용하여 건설기계 임대인 등이 동일한 원수급인 등의 지휘 · 명령 아래 재해근로자와 작업함으로써 동일한 위험을 공유하며 실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을 수행하더라도 공단의 대위권 행사가 허용된다고 보는 것은, 불필요하게 판단기준을 이원화함으로써 입법자가 의도하지 않았던 규율의 공백을 초래할 뿐 아니라, 건설기계 임대인 등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 형평에 반한다.
오히려 사업에 내재하는 위험이 동일한지, 그 위험을 공유하는지 여부라는 단일한 기준을 중심으로, 동일한 사업주인 원수급인 등의 지휘 · 명령 아래 재해근로자와 공동작업을 한 경우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서 제외되고, 사업주를 달리하여 동일한 원수급인 등의 지휘 · 명령을 받지 않는 경우 제3자에는 포함되나 그 단서에 따라 공단의 대위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보는 것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전체적인 내용과 구조에 부합한다.
(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을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산재보험법 제6조의 '사업 또는 사업장'의 해석 기준과도 일관된다. 즉, '사업 또는 사업장'은 산재보험법 제6조, 같은 법 시행령 제2조에 따라 산재보험의 가입 및 적용 단위가 되는 개념으로, 일정한 장소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단일하게 조직되어 계속적으로 행하는 경제적 활동단위를 말한다. 어떤 경우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볼 것인지는 각 활동단위가 장소적으로 분리되어 있는지, 그 경제활동의 내용이 최종적 사업목적을 위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지, 업무상 재해 발생의 위험을 공유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두5176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와 앞서 본 산재보험의 성격과 목적 등을 종합하면, 같은 장소에서 위험을 공유하며 같은 사업목적을 위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된 활동단위들은 적어도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을 적용하는 국면에서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하나의 사업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그 사업의 테두리 안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는, 해당 사업이 둘 이상의 사업주에 의하여 분할되어 행해지는 경우에는 단서가 적용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본문의 제3자에서 제외되어 공단의 대위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보는 것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해석이다.
다) 산재보험의 재정 부담, 보험료 납부관계 등
(1)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는 공단의 보험재정을 확보하려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고, 공단이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상대방의 범위를 늘릴수록 보험재정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산재보험의 보험료 부담은 사회보험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정책적 · 입법적 결단의 문제이고(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것이 공단의 위험인수 또는 대위권 행사의 범위를 정하는 선결적인 관계에 있지 않다.
(2) 실제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125조 제2호가 이 사건 사고 이후인 2018. 12. 11. 대통령령 제29354호로 개정되면서 건설기계와 관련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범위가 기존의 "건설기계관리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등록된 콘크리트믹서트럭을 소유하여 그 콘크리트믹서트럭을 직접 운전하는 사람"에서 "건설기계관리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등록된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으로 확장되었다. 또한 산재보험법이 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되면서 제91조의15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제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노무제공자' 제도가 신설되었는데, "건설기계관리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등록된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은 이에 해당한다(산재보험법 시행령 제83조의 5 제2호). 특수형태고용근로자와 노무제공자는 산재보험법상 '근로자'로 보게 되고[구 산재보험법(2022. 6. 10. 법률 제1892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 제2항 및 산재보험법 제91조의16 제1항], 건설업에 있어서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48조의6 제6항 본문, 제9조 제1항에 따라 원수급인이 이들에 대한 산재보험료 중 2분의 1을 부담하게 되었다. 이는 "건설기계관리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등록된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사람"을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적 판단 아래 산재보험료 부담관계가 법령에 따라 변경된 것이다. 이처럼 산재보험료를 누구에게 얼마나 부담시키느냐는 산재보험의 운용에 관한 정책적 · 입법적 결단에 따라 조정될 수 있는 사항인바, 산업 현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종국적으로 어떻게 배분함이 타당한가의 문제와는 논의의 평면을 달리한다.
(3) 산재보험 관계법령이 위와 같이 개정되기 전에 이미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관한 실무례가 변경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장관은 2018. 1. 12. 공단에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 조종사를 임대차계약 형식으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도급에 해당하므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원수급인에게 보험가입 및 보험료 납부의무를 부과한다'는 취지의 업무지침을 시달하였다. 위 업무지침은 건설기계 임대인 등을 제3자로 보아 공단의 손해배상청구권 대위를 허용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인식 아래, 하수급인이 건설기계를 임차함과 아울러 임대인이 고용한 운전기사로부터 운전노무까지 제공받는 경우를 도급계약에 준하여 취급함으로써, 종래 건설기계 임대인으로부터 징수하던 운전기사에 관한 산재보험료 전액을 원수급인이 부담하도록 실무례를 정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산재보험의 보험료 부담 문제가 산재보험제도의 성격 및 취지를 고려하여 정책적으로 조정될 여지가 있음을 방증한다.
(4) 건설공사의 원수급인 등은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건설기계 작업이 포함된 일부 공사를 재하도급하거나 건설기계를 구입 또는 임차하여 자기 근로자로 하여금 운전하게 하는 방법 등을 통하여 하수급 공사에 필요한 건설기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런데 위 각 경우에 개재되는 계약의 내용과 형태가 다소 달라진다고 하여 건설사업이 진행되는 모습, 건설현장 내 사고 위험의 종류 및 정도 등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의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건설사업 전체에 대하여 사업주로서 보험 가입 및 보험료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원수급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통상 하수급인이 하도급계약의 이행 단계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작업 방식상의 차이에 불과하다. 또한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원수급인 등의 운전기사에 대한 지휘 ·명령의 정도는, 원수급인 등이 건설기계를 임차하여 자기 근로자로 하여금 운전하게 하는 경우와 건설기계 작업이 포함된 일부 공사를 하도급하는 경우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유독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만 건설기계 임대인 등과 재해근로자 사이에 직 · 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공단이 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구체적 타당성을 갖춘 결론이라고 보기 어렵다.
라) 책임보험과의 관계
한편 위와 같이 보더라도, 건설기계 임대인과 건설기계에 관하여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까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손배법 제10조 제1항 및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책임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은 피해자가 책임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으로서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과는 별개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동차손배법 제10조 제1항 및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하여 피해자에 대하여 직접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책임보험자는 업무상 사고의 가해자가 산재보험법상 제3자에 해당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제3자에 포함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다60793 판결 참조).
4. 판례의 변경
이와 달리 건설기계 임대인 및 운전기사가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 사고로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입힌 사안을 포함하여, 가해자가 재해근로자와 동일한 사업주 또는 그 하수급인의 직 · 간접적인 지휘 · 명령 아래 작업함으로써 사업장의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였고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재해근로자와 직 · 간접적 산재보험관계가 없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고 나아가 같은 항 단서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한 공단이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6다32910 판결,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6다27093 판결,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6다44760 판결 및 그와 같은 취지의 대법원 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5. 이 사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을 새로운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이 사건 사고는, 소외 1 회사가 피고 2와 건설기계(지게차)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2에게 고용된 피고 1이 위 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소외 1 회사의 지휘 · 명령 아래 이 사건 지게차를 운행하여 이 사건 재해근로자와 공동으로 철근 운반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피고 1, 소외 1 회사와 이 사건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것이다. 이 사건 사고의 그와 같은 경과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가해자인 피고 1은 하수급인인 소외 1 회사의 지휘 · 명령 아래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이 사건 재해근로자와 공동으로 작업함으로써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며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나. 그렇다면 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재해근로자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없다. 그런데도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같은 항 본문의 제3자 및 산재보험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6. 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따라 자판하기로 한다. 그중 원심에서 추가로 인용된 부분에 관하여는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에서 인용된 부분에 관하여는 그 부분 제1심판결을 취소하며,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서경환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이 있다.
7.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서경환의 별개의견
가. 별개의견의 요지
이 사건에서 공단인 원고가 가해자 측인 피고들을 상대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없다는 다수의견의 결론에는 동의한다.
다만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과 단서에 따른 대위권 행사의 상대방 범위를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이 공유 및 발현되었는지'라는 새로운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다수의견의 이유에는 동의할 수 없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를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 · 간접적으로 재해근로자와 산재보험관계가 없는 사람'으로 정의한 종전 판례의 법리는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도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와 같이 건설공사의 원수급인 등이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계약을 체결하고 건설기계 임대인 등으로 하여금 건설기계를 운전하여 해당 건설공사 중 일정 부분을 수행하도록 한 경우, 산재보험의 운용 측면에서 이를 '도급'과 달리 취급해야만 할 불가피한 이유가 없으므로,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대하여는 보험사무의 처리에 관하여 도급사업의 일괄적용을 내용으로 하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9조 제1항 본문(이하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이라 한다)을 유추적용함이 타당하다(다만 산재보험법 제91조의15 제1호 및 제91조의16, 같은 법 시행령 제83조의5 제2호가 정한 바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에서 건설기계를 직접 운전하는 노무제공자에 대하여는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이 유추 없이 곧바로 적용된다. 이 경우 임대인 겸 노무제공자에 대하여는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48조의6 제6항 등에 따라 원수급인과 노무제공자가 각각 2분의 1씩 산재보험료를 부담한다. 이하의 논의는 이러한 경우를 제외한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국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원수급인은 건설기계 작업에 관한 산재보험료를 부담하여야 하고, 원수급인 등의 소속 근로자와 건설기계 임대인 등 사이에는 직 · 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가 형성된다. 그 귀결로서 건설기계의 운행 도중 건설기계 임대인 등의 잘못으로 원수급인 등의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경우 건설기계 임대인 등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고, 공단은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하더라도 그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다.
나.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대하여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유추적용하여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은 건설기계 임대인이 자신의 인력 및 설비를 이용하여 원수급인 등의 요구에 따른 건설기계 작업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임대차계약의 성격을 가짐과 동시에 도급적인 요소 또한 뚜렷이 지니는 비전형계약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통상적인 도급계약과 달리 완성되어야 할 일의 내용이 미리 특정되지 않는다거나, 건설기계 사용기간이 특정되고 그 사용기간에 따라 사용대가가 지급된다는 점, 즉 일의 완성보다는 건설기계의 사용이 계약의 주된 목적이라는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은 도급사업 일괄 적용 규정이 예정하고 있는 '건설업이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2)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 및 그 위임에 따른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시행령 제7조 제1항은 '건설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 원칙적으로 '원수급인'을 사업주로 보아 둘 이상의 사업을 묶어 보험사무를 일괄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로써 도급을 통해 건설사업을 시행하는 원수급인은 하수급인이 고용한 근로자에 대하여도 산재보험료 납부의무를 부담한다. 위 규정은 단순히 보험사무의 절차적 편의만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산재보험의 실효성을 확보하여 근로자들을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의미가 더 크다. 즉, 위 규정은 통상 재정적으로 영세한 처지의 하수급인에 비해보험료 납부 능력이 양호한 원수급인으로부터 보험료를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영세한 하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들이 업무상 재해를 당한 경우 신속 · 공정하게 보상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고, 아울러 위 근로자들이 업무상 재해를 야기한 경우에는 그로 인한 손해배상의 부담을 적절히 제한하는 기능을 한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두11011 판결, 대법원 2016. 5. 26. 선고 2014다20466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의 취지와 기능을 고려하면, 원수급인 등과의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에 따라 현장에서 건설기계 작업을 수행하는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게도 위 규정을 적용할 필요성이 크다. 건설기계 임대인 등은 통상원수급인 등에 비하여 재정적으로 영세할 뿐 아니라 건설현장의 위험에 직접 노출되어 있고, 한편 그 스스로도 현장의 다른 근로자들에게 업무상 재해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수급인 또는 그 소속 근로자들과 다르지 않다. 더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임대인 겸 노무제공자에 대하여는 유추적용이 아니라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이 바로 적용되는바, 이 경우와 달리 취급할 실질적 이유도 없다.
3) 원수급인 등이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서의 산재보험료 징수에 관한 실무례도 업무 수행의 실질을 반영하여 변경되었다. 고용노동부장관은 노무제공자 등 제도에 관한 산재보험 관계법령이 개정되기 전인 2018. 1. 12. 이미 공단에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 조종사를 임대차계약 형식으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도급에 해당하므로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에 따라 원수급인에게 보험 가입 및 보험료 납부의무를 부과한다'는 취지의 업무지침을 시달한 바 있다.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대하여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것이 이러한 고용노동부의 실무례에도 부합한다.
다.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에 기초한 건설기계 작업 수행 도중 발생한 업무상 재해에 관한 대위권 행사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다수의견은 '가해자와 재해근로자 사이에 직 · 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가 있는지'에 따라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 여부를 판단하는 기존의 확립된 법리를 포기하고, '위험 공유'라는 기준을 도입하여 제3자의 개념을 재정의하고자 한다. 그러나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새로운 법리는 체계적으로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와 같이 법리를 변경할 필요성도 작다. 이하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에 따른 공단의 대위권 행사는 기본적으로 손해보험에서의 제3자에 대한 보험자 대위(상법 제682조 제1항)와 같은 성질 및 구조를 가진다. 따라서 산재보험에 사회보험적 성격이 있음을 고려하더라도, '보험관계'의 유무와 무관한 '위험 공유'라는 기준을 내세워 대위 가능한 제3자 여부를 판단하는 입장은 부자연스럽다. 보험자인 공단으로 하여금 어느 범위에서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도록 할 것인가의 문제는 산업재해라는 '보험사고'로 인한 경제적인 위험을 종국적으로 누구에게 부담시킬 것인가의 문제로서, 보험료 납부 관계를 아우르는 보험관계에서 완전히 떼어내어 결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산재보험관계'로 매개 · 형성되는 보험집단이 다르다면, 그 집단 내부의 사람과 외부의 사람은 원칙적으로 달리 취급되어야 한다.
산재보험과 마찬가지로 사회보험적 성격을 지니는 국민건강보험의 경우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위 상대방이 되는 제3자는 '보험급여를 받는 피해자인 가입자 또는 그 피해자와 건강보험관계가 있는 자 이외의 자'이므로(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다1878 판결 참조), 보험관계의 존부에 따라 대위 여부가 정하여진다. 보험관계의 유무에 따라 보험자의 대위권 행사 범위를 정하는 종전 판례는 법체계적으로도 타당하다.
2)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위험 공유'라는 기준은 공단이 현실적으로 보험사고 유발자를 상대로 구상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삼기에 명확하지 않은 측면이 다분히 있다.
물론 다수의견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을 적용함에 있어 위 기준을 다소 구체화하여, 가해자가 재해근로자와 동일한 사업주의 '지휘 · 명령' 아래 그 사업주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였다면 가해자와 재해근로자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한 것이므로 서로 제3자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사용사업주가 '직 · 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는지'는 근로자파견관계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인데(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지휘 · 명령'이라는 개념의 법적 불명확성으로부터 근로자파견 여부를 다투는 분쟁이 다수 발생하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위 기준 자체의 불명확성은 결국 공단의 보험실무와 관련한 예측가능성을 저해할 소지가 크다.
'위험 공유'라는 개념이 구상 대상자인 제3자의 범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이론적 기초 내지 법적 · 제도적 바탕으로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함은 물론이나, 공단의 대위권 범위를 결정하는 실무적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이를 법령과 같은 정도의 직접적 · 보편적인 기준으로 삼는 것에는 보다 신중하여야만 한다.
3)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은 본문에서 '제3자가 아닌 자'를 원칙적인 면책 대상으로 삼으면서, 단서를 통해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같은 장소에서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한 경우'로 면책의 범위를 넓히는 규율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재해근로자의 소속 사업주를 중심으로 가해자와 재해근로자 사이에 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때에는 공단이 재해근로자를 대위할 수 있도록 하고, 다만 가해자와 재해근로자 사이에 위험이 공유되었다고 볼 수 있는 일부 예외적인 사안에서 가해자와 재해근로자의 각 소속 사업주가 모두 보험가입자일 것 등을 추가적인 요건으로 하여 공단의 대위를 일부 제한한 것이다. 다시 말해, 재해근로자의 사업주를 중심으로 한 산재보험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위험 공유라는 사유만으로 공단의 대위 범위를 축소하는 것은 애초에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이 예정하고 있는 바가 아니다.
4) 다수의견은 공단의 대위 문제를 산재보험관계로부터 절연하므로, 가해자의 소속사업주가 산재보험에 가입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공단의 대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 사건의 경우를 보더라도, 구 산재보험법 시행령(2017. 12. 26. 대통령령 제285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는 상시근로자 수가 1명 미만인 건설기계 임대사업을 적용 제외사업으로 정하였고, 이 사건 사고는 2017. 2. 27. 발생하였으므로 위 구 시행령 규정이 적용되는데, 기록상 건설기계 임대인인 피고 2가 산재보험에 가입하였다고 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다수의견은 건설기계 운전기사인 피고 1이 이 사건 재해근로자와 위험을 공유하며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공단의 대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위와 같은 다수의견의 논지를 일관하면, 원수급인 등의 소속 근로자가 산재보험에 미가입된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게 가해한 때에는 공단이 피해자에 대한 보험급여 자체를 하지 않게 되는 반면, 건설기계 임대인 등이 원수급인 등의 소속 근로자에게 가해한 때에는 공단이 보험급여 후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보험사무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와 같은 불균형은 다수의견이 강조하는 산재보험의 '통일적' 운용이라는 방향성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5) 근로자 보호 및 복지 증진을 위하여 업무상 재해 자체의 인정 범위를 넓히는 문제와 업무상 재해를 유발한 자에 대한 공단의 대위 범위를 좁히는 문제는 별개이고, 양자를 반드시 같은 국면에서 논의하여 일치시켜야 할 것은 아니다. 후자는 보험급여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공단에 최종적으로 귀속시킬 것인지의 문제로, 산재보험관계의 입법적 설정을 통해 조정될 수 있는 영역에 속한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입법취지에는 사업주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함께 국고 부담을 재원으로 하는 보험재정을 확보하려는 취지 또한 포함되어 있으므로(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공단의 대위 범위를 가급적 축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다수의견의 근저에는 근로자파견, 비건설업종에서의 건설기계 임대차 등 보다 폭넓은 사안에서까지도 공단의 대위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안들의 처리는 민법상 사용자책임, 업무용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등 각종 보험 제도와 같은 기존의 법령과 제도를 통해 상당 부분 해결 · 보완될 수 있고 그러한 시스템을 통한 해결이 오히려 더 마땅하고 바람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법률의 문언이나 체계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을 해석하여 위와 같은 사안들까지 일거에 사전적으로 해결하려는 다수의견의 태도는 성급하다. 또한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입법재량이 인정되는 영역인바, 이 사건에서 다투어지고 있는 것도 아닌 근로자파견, 비건설업종에서의 건설기계 임대차 등 사안까지도 미리 상정하여 종전 판례의 법리를 수정하려는 것은 구체적인 해당 사건에서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사법의 본질과 어울리지 않는 측면이 있다.
라. 결론
이상과 같이 이 사건의 결론에 관하여는 다수의견과 입장을 같이하지만 그 이유는 다르므로 별개의견으로 이를 밝혀둔다.
8.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노태악의 보충의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 중 제3자의 의미를 새롭게 보는 법리의 타당성과 이 사건 단서규정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하여 다수의견을 보충하고, 별개의견의 논리적 정합성이나 한계에 대하여 지적하고자 한다.
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 중 제3자의 의미에 관하여
1) 종전 판례는 이 사건 단서규정 중 '하나의 사업'을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각각 같은 사업을 행하되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사업(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이 사건 단서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이미 근로자들이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노동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재해에 관한 공동의 위험관계'를 형성하였는지에 주목하는 해석론을 펼쳐왔다. 이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의 문언에서 '위험'이라는 표현이 명시적으로 언급된 바 없음에도, 위 규정의 입법취지와 산업재해의 본질 등을 감안하여 그 적용 범위를 적절히 파악한 것이다. 그럼에도 종전 판례는 같은 항 본문의 '제3자'를 해석 · 적용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이 산재보험 제도가 당연히 전제하고 있는 '위험'이라는 요소를 배제한 채 순수하게 '보험료 부담관계'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과 단서의 판단기준을 이원화하여 왔다. 비록 판례는 보험료 부담관계의 의미를 '보험료를 납부한 사업주가 동일한지'의 문제로 다소 확장하여, 보험료를 부담한 사업주 자신이 소속 근로자에게 가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동료 근로자 사이, 원수급인이 보험료를 일괄하여 부담하는 경우 원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와 하수급인에게 고용된 근로자 사이, 하수급인과 하수급인 사이에서도 '간접적인' 보험관계가 인정된다고 보았으나, 위와 같이 판단기준을 나누어 보는 것은 그 자체로 산재보험 제도의 목적과 성격에 정확하게 들어맞지 아니한다. 그뿐만 아니라,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이 문제되는 이 사건과 같은 사안에서 형평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정들을 두루 고려할 때,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 중 제3자의 의미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음은 다수의견이 상세히 논증한 바와 같다. 다수의견에 따르면, 종전 판례가 간접적인 보험관계를 상정함으로써 해결하였던 위 사안들과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계약이 문제되는 사안 등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동일한 위험을 공유하였는가'라는 통일적인 기준 아래 해결될 수 있다.
2) 그런데 이 사건처럼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둘러싸고 재해가 발생한 사안에서는, 별개의견의 지적과 같이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상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것만으로도 다수의견과 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과연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관하여 직 · 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라는 종래의 판단기준을 반드시 변경하여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이 체결된 경우 임대인에게 고용된 운전기사는 임대차기간 동안 임차인인 사업주의 지휘 · 명령에 따라 운전노무를 제공하게 되어 한시적으로 '고용' 또는 '근로자파견'과 유사한 양상이 된다. 특정한 일의 완성보다는 건설기계의 사용이 계약의 주된 목적이고, 운전노무의 제공 부분은 이른바 '노무도급'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계약의 부수적인 내용에 불과하므로, 민법상 '도급'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건설공사의 특정 부문이나 공정을 도급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취급하여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유추적용함은 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별개의견의 논리는 공단의 건설기계 임대인 등에 대한 대위권 행사를 허용함이 가혹하다는 결론을 먼저 내놓은 다음 그에 맞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방식이므로 법이론적 정합성의 측면에서도 어색하다.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방법은 '비건설업종'의 사업주가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도 난점을 보인다. 이 사건과 같이 건설사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건설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것과 유사하게 보아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유추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예컨대 '제조업'을 행하는 사업주가 그러한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까지 위 규정을 유추적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별개의견에 따르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를 '직 · 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의 유무에 따라 판단하는 종전 판례의 기준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이상 건설기계 임차인인 사업주가 운전기사에 대한 보험료를 부담하여야 한다. 비건설업종 사업주가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유추적용하는 이상 달리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이 제정됨에 따라 비건설업종에는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게 되었는바, 유독 건설기계 운전기사에 대하여는 그를 고용하지 않는 비건설업종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납입하여야 하는 이례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3) 또한 별개의견의 접근 방식은, 근로자파견관계 하에서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와 파견근로자 간에 사고가 발생한 사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또는 산재보험법령상 노무제공자에 해당하지 않는 개인사업자가 사업주와 노무제공 계약을 체결한 후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사업주가 고용한 다른 근로자와의 사이에 사고가 발생한 사안 등을 해결할 수 없다. 이때에는 도급사업 일괄적용 규정을 유추적용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가) 근로자파견관계에서 파견근로자들은 파견사업주와의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 · 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한다[「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이처럼 파견근로자들은 사용사업주의 사업에 편입되어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들과 업무상 재해에 관한 공동의 위험관계 하에 업무를 수행하나, 이들과 직 · 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는 없다. 즉, 종전 판례에 따르면 파견근로자들과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들은 서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에 해당한다. 또한 파견사업주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할 뿐(파견법 제2조 제3호) 그가 사용사업주와 하나의 목적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한다고 볼 수 없고, 파견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는 사용사업주의 사업의 일부를 구성하게 되므로, 이 사건 단서규정도 적용되지 아니한다.
한편 대법원은 공장 신축공사를 시행하는 회사가 자재, 기계류의 운반 · 하역 작업과 보일러의 제작 · 설치 작업을 각 분할하여 도급한 경우(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다29225 판결), 시행자가 1개 사업지구의 건설 공사를 시행하면서 현지 여건 및 시공의 편리성을 고려하여 수 개의 공구로 분할하여 도급하였는데, 각 공구는 벽으로만 구분되어 있을 경우(대법원 2001. 6. 29. 선고 2001다25788 판결), 이 사건 단서규정의 적용을 긍정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은 분할도급 사안들과 비교하면, 파견근로자들과 사용사업주의 근로자들은 그보다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 · 결합되어 있고, 직접적으로 협력 · 지원하는 등 공동작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상호간에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단의 대위 행사를 허용하는 것은 파견사업주, 사용사업주와 각 소속 근로자들을 별다른 근거 없이 차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용사업주의 근로자가 재해를 입은 경우가 아니라 가해자의 지위에 서게 되는 사안에서 종전 법리가 갖는 한계는 보다 분명해진다. 사용사업주의 지휘 · 명령에 따라 평소와 같이 근무하는 과정에서 같은 사고를 내더라도, 파견근로자의 존재라는 우연한 사정이 개재됨으로 인하여 사용사업주의 근로자가 부담하는 종국적인 손해배상책임이 전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제조업을 행하는 사용사업주가 운영하는 공장에서 사용사업주 소속 가해근로자의 기계 조작상 과실로 화재가 발생하여 그곳에서 근무하던 사용사업주의 다른 근로자들과 파견근로자들이 함께 재해를 입은 경우, 가해 근로자는 파견근로자들의 파견 전부터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오히려 파견 이후에는 파견근로자들로부터 재해를 입을 추가적인 위험을 부담하며 근무하였음에도, 공단이 재해근로자들 중 파견근로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함에 따라 예상하거나 대응할 수 없었던 손해배상책임에 노출된다. 이는 형평에 반하는 결과이다.
나) 개인사업자에 대한 보호의 공백이 문제될 수 있다.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 여부를 보험료 부담관계에 의하여 판단하는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개인사업자로서는 같은 위험관계 속에서 같은 방식으로 근무하더라도, 보험료 부담 관련 법령이나 정책의 변화, 즉 자신에 대한 보험료를 '누가' 납부하느냐에 따라 노무제공에 수반되는 손해배상책임을 종국적으로 부담하여야 하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산재보험 관계법령은 여러 차례 개정을 통하여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또는 노무제공자의 범위를 줄곧 확대하여 왔고, 그 결과 이들에 대한 보호 문제가 상당 부분 개선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입법적 대응은 현대사회의 노무제공 관계 및 방식의 변화를 후속적으로 반영하여 산재보험의 당연가입 범위와 구체적인 보험료 징수방식을 조정하게 된 것이다. 한편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 범위 설정은 산업재해로 인한 비용을 보험사업을 수행하는 공단에 최종적으로 부담시킬지 아니면 외부의 제3자에게 부담시킬지의 문제로서, 논의의 국면을 달리한다. 플랫폼 노동의 확산을 비롯하여 전통적 법리로 분류할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노무제공 형태가 계속하여 출현하는 가운데, 산재보험의 제도적 보호 기능이 온전히 발휘되기 위해서는 위 두 가지 문제가 함께 정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다수의견의 문제의식이 출발한다. 지금까지와 달리 노무제공자의 범위가 오히려 줄어들어 보험료 부담관계가 축소되는 상황을 가정하여 보면, 위 두 가지 문제를 구별하지 못한 탓에 '노무제공의 실질'을 고려하지 않고서 공단의 대위권 행사 범위를 다시 확대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4) 또한 별개의견에 따르면, 다수의견이 공단의 대위 문제를 산재보험관계로부터 절연한 결과 가해자의 소속 사업주가 산재보험에 가입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공단의 대위 여부를 결정하게 되어 부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산재보험 제도 및 정책의 정비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부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5조 제3항, 산재보험법 제6조에 따라 산재보험 적용제외사업을 열거하고 있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은 종래 일정한 사업분야에서 상시근로자 수가 1명 미만인 사업을 산재보험의 당연적용 대상에서 제외하였으나(제5호), 2017. 12. 26. 대통령령 제28506호로 개정되면서 영세 사업장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위 제외규정이 삭제되었고, 이에 따라 건설기계 임대사업을 비롯해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은 원칙적으로 산재보험 당연적용사업이 되었다.
다수의견은 노무관계 당사자 간에 체결되는 계약의 형식이나 보험료 납부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산재보험제도의 본질과 산업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노무제공의 실질을 고려하여, 재해근로자와 같은 사업주의 지휘 · 명령 아래 그 사업주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업무상 재해에 관한 위험을 공유한 가해자는 제3자로 보지 아니함이 타당하다는 취지이다. 그럼에도 가해자와 재해근로자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담하는 위험과 무관한 보험관계의 형식에 얽매인 별개의견의 이 부분 지적은, 결국 다수의견에 대한 의미 있는 비판이라고 보기 어렵다.
5) 종전 판례가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 및 단서의 판단기준을 이원화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규율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하여, 본문의 제3자는 산재보험관계에 따라 판단하는 종래의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되 단서의 적용 범위만 확장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는 있다.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을 둘러싸고 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예로 들면, 건설기계 임대인 등은 재해근로자와 직 · 간접적인 산재보험관계가 없으므로 제3자에는 해당한다고 보면서, 종전 판례의 견해와 달리 이 사건 단서규정을 적용하여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허용하지 않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는 문언적 해석의 한계를 벗어나는 해석이다. 앞서 살펴본 건설기계 임대차 및 운전노무 제공 계약이 체결된 사안과 근로자파견 사안에서 둘 이상의 사업주가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한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건설기계 임차인의 건설사업과 임대인의 건설기계 임대사업이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임대인이 고용한 운전기사가 건설현장에서 임차인의 지휘 · 명령에 따라 건설기계 작업을 수행하는 부분은 건설사업의 일부를 구성할 뿐, 임대인과 임차인이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단서규정은 둘 이상의 사업주가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각각 행할 때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즉, 산재보험 관계 법령상 노무제공자에 해당하지 않는 개인사업자가 중소기업 사업주로 보험가입을 하지 아니한 채 사업주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위 단서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처음부터 위 단서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보호 문제는 위 단서규정의 적용 범위를 넓힌다고 하여 해결되지 않는다.
6) 위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고려하면,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의 제3자 판단기준을 재정립하고자 하는 다수의견의 논지는 타당하다.
나. 이 사건 단서규정의 해석 및 적용에 관하여
1)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이 공유 및 발현되었는가'라는 단일한 기준에 의하여 공단의 대위권 행사 범위를 정하는 다수의견의 입장에서는, 업무상 재해에 관한 '위험'의 의미를 명확히 하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2) 판례가 종전부터 이 사건 단서규정이 말하는 '하나의 사업'을 '보험가입자인 둘 이상의 사업주가 각각 같은 사업을 행하되 동일 장소, 동일 위험권 내에서 같은 사업(목적물)의 완성을 위하여 행하는 것'이라고 해석하여, 공단의 대위권 문제를 판단함에 있어 '동일 위험권' 내에서 작업이 이루어졌는지를 고려하여 왔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때 '동일 위험권'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의 주장 · 증명에 기초하여 구체적인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문제이나, 지금까지 이를 구체화한 판례가 충분히 축적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한편 보험사업을 수행하는 공단은 2자간 도급관계에서 이 사건 단서규정을 비교적 폭넓게 적용하는 내용의 업무지침을 마련하는 등 산재보험을 실제 운용함에 있어 나름대로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오래 전 판례의 소극적인 입장에 머무르며 계속하여 '위험'의 의미를 구체화하지 않는다면, 결국 공단의 업무지침, 공단의 실제 실무례와 이에 대한 하급심 판결 사이의 간극은 점차 커지게 된다. 3) 따라서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과 단서의 판단기준을 일원화하는 기회에, '위험' 또는 '위험 공유'의 의미를 가급적 구체화함으로써 본문과 단서의 적용 범위를 함께 조율함이 바람직하다. 대체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가) '하나의 사업'을 분할하여 행한다는 것에는 '주된 사업' 그 자체를 일부 분할하여 행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준비 · 지원 작업 등과 같이 주된 사업의 목적을 완성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필요한 업무'를 도급하여 수행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당초의 주된 사업과 도급된 부수적 사업들 상호간의 유기적 관련성, 각 사업의 구체적인 업무 목적 · 내용 및 방식과 그에 수반되는 위험의 성질과 태양, 각 사업주 사이의 계약 또는 협의 내용 등을 고려할 때, 가해자와 재해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였고, 그 위험이 발현되어 업무상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이 사건 단서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나) 예를 들어, ① 하나의 시행자가 1개 사업지구의 건설공사를 시행하면서 현지 여건 및 시공의 편리성을 고려하여 수 개의 공구로 분할하여 도급한 경우와 같이 주된 사업 자체를 분할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② 기계설비 수리업체의 근로자가 제조업체를 방문하여 계약에 따른 수리 업무를 수행한 경우와 같이 서로의 이익을 위한 계약 · 협의 등에 따른 부수적인 업무를 수행하던 중 근로자의 행위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 ③ 제조업체가 사업장 내의 재료 운반 등의 부수적 업무들을 여러 업체에 각각 도급하였고 각 수급업체의 근로자가 제조업체의 사업장 내에서 서로 혼재하여 동일 · 유사한 재료 운반 작업을 행하는 경우와 같이 주된 사업의 달성을 위하여 협력하는 관계에 있다면 이 사건 단서규정이 적용되어, 공단은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 반면, ① 인접한 장소에서 공사를 시행하였다 하더라도, 서로 다른 발주자가 시행한 별개의 아파트 공사를 시행하였거나, ② 같은 발주자라 하더라도 공사현장 및 공기 등이 상당 부분 다르고 그 도급 목적물도 전혀 별개인 경우와 같이 주된 사업 자체를 달리한 경우, ③ 제조업체가 사업장 내의 부수적 업무들을 여러 업체에 각각 도급하였더라도, 각 업무 목적 · 내용 및 방식 등이 상이하고 서로 혼재하여 작업하는 것도 예정되지 않는 경우와 같이 각 사업간 유기적 관련성이 부족하고 서로 협력관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는 경우, ④ 기계설비 수리업체 직원이 단순히 영업활동을 위하여 제조업체를 방문한 경우와 같이 서로의 이익을 위한 계약 · 협의 등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내재하는 위험을 공유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단서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단서규정은 '근로자의 행위로' 발생한 재해에 대해서만 공단의 대위권 행사를 배제하고 있으므로, 사업장 내 시설물 하자 등으로 인해 재해가 발생한 때와 같이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대위권 행사가 제한되지 않음은 당연하다.
다.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조희대(재판장), 대법관 노태악(주심), 이흥구, 오경미, 오석준, 서경환, 권영준, 엄상필, 신숙희, 노경필, 박영재, 이숙연, 마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