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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무기계약직 등의 고용형태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 문제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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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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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 : 서울고등법원 2024나2013287 임금 등 

* 원고, 피항소인 : 1. A   2. B   3. C   4. D  

* 피고, 항소인 : 주식회사 E 

* 제1심판결 :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2. 8. 선고 2020가합42074 판결

* 변론종결 : 2025. 10. 31.

* 판결선고 : 2025. 12. 12.


[주 문]


1. 항소심에서 확장, 감축 및 추가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아래와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인용금액표의 '합계'란에 각 기재된 돈 및 그중 '인용금액'란에 각 기재된 돈에 대하여 '지연손해금 기산일'란에 각 기재된 날부터 2025. 12. 12.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나.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A이 20%,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B, C과 피고 사이에 각 생긴 부분은 원고 B, C이 각 10%,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며, 원고 D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모두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2] 청구금액표의 '합계'란에 각 기재된 돈 및 그중 '청구금액-ⓐ'란에 각 기재된 돈에 대하여는 '지연손해금 기산일'란에 각 기재된 날부터 2023. 3. 23.(2023. 3. 22.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청구금액-ⓑ'란에 각 기재된 돈에 대하여는 '지연손해금 기산일'란에 각 기재된 날부터 2025. 7. 7. 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종합 뉴스프로그램의 제작 및 공급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2) 원고들은 피고의 디자인센터 등에서 그래픽 디자인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로, 원고별 고용형태와 해당 근무기간은 다음과 같다.




나. 피고의 근로자 체계


1)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피고의 그래픽 디자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에는 ①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②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③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 ④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⑤ 파견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있다. 그중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기간제근로자이다.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라는 점은 공통되나, 임금 산정 방식이 다르다. 한편,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채용되면 첫 2년을 인턴기간(3개월), 수습기간(3개월), 연봉계약직 기간(1년 6개월)으로 근무하는데, 위 2년의 기간은 일종의 시용기간이고, 이 기간 동안에도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분류되어 호봉제로 급여를 지급받는다(보수규정 제7조의1).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근로계약기간은 다르지만 동일한 연봉 산정 방식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는다[아래 2)항에서 보듯이, 인사규정상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속한 직분은 '연봉직'이고,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그에 해당하는 직분이 인사규정에 마련되어 있지 않은데, 원고들과 피고 모두 직분명과 무관하게 각각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지칭하므로, 이 판결에서도 이에 따른다]. 원고들은 이 사건에서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한 기간 동안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임금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 피고의 2016. 1. 1. 개정 인사규정 제3조는 사원의 직분을 아래 글상자와 같이 구분하여 정의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직분은 '호봉직',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직분은 '연봉직'에 해당한다. 한편 그 문언만 놓고 보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직분은 '연봉직'이 아닌 '일반직'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나(연봉직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로 정의되었으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인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이에 해당할 수는 없다), 피고는 2023. 7. 1. 인사규정 개정 전까지는 원고들의 주장처럼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에 적합한 직분을 인사규정에 규정하지 않은 채 사실상의 직분으로 운영하였다1).




다. 피고의 조직 체계


1) 피고는 종래에 보도혁신본부 내에 보도국을 두고,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보도국산하 화면R&D팀 등에 배치하였다가, 2017. 1. 9. 보도혁신본부 내에 보도그래픽팀, 제작그래픽팀, 브랜드팀으로 구성된 디자인센터를 새로 설립하고, 디자인센터에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배치하였다. 2020. 5. 11. 자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인사조치'라 한다) 전까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센터 내 여러 팀에 혼재되어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인사조치를 통해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보도그래픽팀으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제작그래픽팀으로 소속을 구분하였다(다만 뒤에서 보듯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M, N은 이 사건 인사조치 이후에도 O 문자발생 업무를 일부 수행하기 위해 보도그래픽팀에 계속 배치되었고,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AC 외에는 이 사건 인사조치 전후로 소속팀이 변동되지 않았다).


2) 피고는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피고의 근로자라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독립사업자가 아니라 피고의 근로자라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하자(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12. 21. 선고 2021가합33213 판결, 그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2023. 1. 13. 선고 2022나2003033 판결2)), 2023. 7. 3. 자로 보도국 산하에 뉴스그래픽팀(이후 '뉴스디자인팀'으로 명칭이 변경된다)을 신설한 후, 위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채용한 다음 다른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일부와 함께 뉴스그래픽팀에 배치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 20, 44, 119, 122, 127호증, 을 제1~3, 13~16, 30~34, 8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서증의 경우, 가지번호를 따로 기재하지 않으면 가지번호 전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가. 청구권의 발생 : 차별의 성립 또는 호봉직 취업규칙의 적용


1) 원고들의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3)에 대하여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이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한 기간 동안 수행한 업무는 피고의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수행한 업무와 내용과 범위, 권한과 책임, 양과 질 등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들이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한 기간 동안 원고들에게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차별하여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거나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그 임금 차액 상당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4).


2) 원고들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5)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할 당시 피고가 원고들과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를 차별한 것은 위법 · 무효이거나 원고들에게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근로조건에 관한 취업규칙 규정이 직접 적용되어야 하므로 원고들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받은 임금에 미달한 금액을 불법행위 손해배상금이나 부당이득금(주위적 주장과 제1 예비적 주장의 경우) 또는 미지급 임금6)으로(제2 예비적 주장과 제3 예비적 주장의 경우) 청구한다.


가) 주위적 주장(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 · 국적 ·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들과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수행하는 업무에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도 고용형태만을 근거로 임금에서 차별하였고, 이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거나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임금과 원고들의 임금 차액 상당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제1 예비적 주장(근로 내용과 무관한 사정을 이유로 한 차별)


평등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11조 제1항으로부터,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성별 ·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일반 법리7)가 도출된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지위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아 위 조항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들과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수행하는 업무 내용과는 무관한 사정을 들어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원고들을 임금에서 차별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리를 위반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임금과 원고들의 임금 차액 상당을 불법행위 손해배상금 또는 부당이득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제2 예비적 주장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는 경우의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달리 정함이 없는 한 해당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의 법리). 원고들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전환된 것은 위 조항에 근거한 것이고,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근로조건을 규정한 별도의 취업규칙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원고들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상 근로조건이 원고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에 따라 산정한 임금과 기지급 임금의 차액을 미지급 임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라) 제3 예비적 주장8)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이 없으므로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인 원고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하고, 원고들의 근로계약(연봉계약 포함) 중 위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처우를 정한 부분은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에 적용되는 취업규칙에 따라 산정한 임금과 기지급 임금의 차액을 미지급 임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나. 청구액의 범위


1) 임금 차액 상당액(모든 원고들)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과 동일한 경력의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받은 임금'에서 '원고들이 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주위적 청구, 제1, 2, 3 예비적 청구 중 그 어느 것을 따르든 위 금액은 동일하다)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퇴직금 상당액(원고 D)


2023. 7. 1. 퇴직한 원고 D에 대하여는 피고는 위 임금 차액 상당액을 원고 D의 평균임금에 반영하여 다시 산정한 퇴직금에서 기지급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원고들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에 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6조에 따른 차별의 성립(주위적 주장에 대한 판단)


1) 사회적 신분 : 긍정


가) 사회적 신분의 의의9)


(1)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 ·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균등대우 원칙을 선언하였다. 이는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원칙이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참조). 여기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하는데(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무엇이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는 차별에 취약한 근로자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이 조항의 목적 및 이 조항이 적용되는 사회 현실 등을 고려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2)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은 성별, 국적, 신앙 이외의 것으로서 사회제도나 문화, 관행 등으로 인하여 근로 내용이나 가치와 무관하게 근로조건 결정을 일정한 범위 내로 정형화 · 고착화시키는 사회적 힘을 가진 계속적 지위를 의미한다. 이러한 지위는 반드시 영구적이거나 장기간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당한 기간 계속될 수 있는 속성의 것이면 충분하다. 다만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적 처우에 법적 책임이 부과되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적 신분을 구성하는 지위는 다른 사회적 지위와 뚜렷하게 구별될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


(3) 역사적으로 사회적 신분은 주로 인종, 생물학적 성별, 봉건적 계급 등 선천적으로 부여된 사회적 지위에 기초하여 인정되었다. 하지만 사회경제적 환경이 변화하고 평등원칙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면서 사회적 신분은 후천적 지위와 변동가능한 지위도 포함하는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우리 판례 또한 변호사, 공무원 또는 법인 임원과 같이 개인의 선택이 개입되는 후천적 지위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여 왔다(헌법재판소 1990. 9. 3. 선고 89헌마120, 212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1992. 4. 28. 선고 90헌바27, 28 등 전원재판부 결정, 대법원 1997. 2. 25. 선고 96추213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근로관계상 지위의 획득이나 상실에 근로계약을 매개로 한 개인의 선택이 개입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지위가 사회적 신분을 구성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나) 고용형태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고용형태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어떤 방식과 어떤 구조로 근로제공에 관한 계약을 맺는지를 기준으로 근로자의 지위를 구분하는 개념이다. 고용형태는 그 자체로 근로조건의 일부를 구성하기도 하지만, 근로조건을 일정한 범위 내로 정형화 · 고착화시키는 사회적 힘을 가진 '지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6조는 고용형태를 차별금지 사유로 명시하고 있지 않다. 근로기준법이 처음 제정된 1953년 당시에는 지금처럼 다양한 고용형태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용형태가 등장하고 그에 따른 차별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기간제법 제8조,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21조와 같이 기간제근로자 내지 파견근로자와 같은 특정한 고용형태에 기한 차별금지 조항들이 마련되었다.


(2) 입법적 차원에서는 무기계약직 등 다른 고용형태에 대해서도 기간제법이나 파견법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에게 차별금지 의무를 부과하는 별도의 조항을 신설할 수도 있다10). 그러나 이러한 차별금지를 규율하기 위해 반드시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거나 근로기준법 제6조를 개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정 근로기준법이 '사회적 신분'이라는 다소 추상적이고 개방적인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사회적 지위를 이유로 한 다양한 형태의 차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기간제법이나 파견법의 차별금지 조항들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규율 범위 바깥에 있는 새로운 차별금지 사유를 설정한 것이라기보다는,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의 의미를 개별 법률 조항의 형태로 구체화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 무기계약직이나 이에 준하는 직군이 고용형태로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이른바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는 2007년 기간제법의 시행과 그 시행에 즈음하여 실시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결과로 등장하였다. 기간제법이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기간제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하면서 간주 시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자, 국가와 공공기관들은 기간제근로자들을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은 시키면서도(용역근로자도 함께 전환한 기관도 있다) 예산 등을 이유로 이들이 비정규직이었을 때보다 조금 향상되었을 뿐 공무원이나 정규직 근로자들에 비해서는 매우 열악한 근로조건을 적용하였다. '무기계약직'이란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줄인 말에 불과한데도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하여서는 고용이 안정되지만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하여서는 임금 수준이나 복지에서 낮은 처우를 받는 중간적 근로자 집단(이른바 '중규직')을 지칭하는 의미로 인식되었고, 정규직근로자와의 근로조건의 격차가 줄어들지 못한 채 고착화되고 있다.


(2) 기간제근로자, 단시간근로자, 파견근로자가 고용형태라는 점은 분명하다. 계약의 구조, 형식, 내용에서 정규직 근로자, 즉 '사용자와 직접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을 체결하는 통상 근로자'와 명확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반면 무기계약직은 위와 같은 통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법적 형식에서는 정규직 근로자와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적 신분'이 법령에 따라 부여되는 지위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 제도나 문화, 관행 등에 의하여 형성되는 지위를 포괄하는 개념인 만큼, 우리 사회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에 분명하게 위치하고 있는 무기계약직도 하나의 고용형태에 해당하고, 이는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지위에 해당하여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장에서 무기계약직과 마찬가지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적 처우를 받고 정규직으로 이동하기 어려우며 정규직보다 저평가를 받는' 근로자 분류체계상 지위(직군 등)도 고용형태로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용형태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운 직군 등의 지위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3) 무기계약직을 사회적 신분에 포섭하는 것은 단지 차별심사의 첫 관문을 통과시켜 주는 것이다. 기업은 핵심 근로자 집단에 대하여 다른 근로자보다 높은 근로조건을 부여하여 유능한 인력을 적시에 채용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기능과 역할의 근로자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임금의 항목과 요건을 다양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으며, 그 결과가 고용형태나 직군에 따라 다른 근로조건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경영상 필요는 합리적 이유의 심사 단계에서 사용자의 재량을 존중하는 해석을 함으로써 충분히 고려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무기계약직의 사회적 신분성을 일괄적으로 부인하여 무기계약직에 대한 어떠한 차별에 관해서도 사법심사의 가능성을 봉쇄할 경우에는 매우 극단적인 차별까지도 방치되는 폐해가 발생한다.


(4) 무기계약직에 대해서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해고제한 법리가 적용되므로 다른 비정규직과 달리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근로조건 상향을 도모할 여지가 크기는 하다. 실제로도 노동조합에 의하여 무기계약직의 근로조건이 점진적으로 향상된 예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무기계약직이 우리 사회에 등장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감에도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정규직과의 차별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은 무기계약직 근로조건의 개선을 제약하는 사회 제도 · 문화 · 관행 등의 힘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개별 사건에서 차등 처우 존재 여부의 판단 단계나 합리적 이유 심사 단계에서 그 사업장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사회적 신분 자체를 부정하는 해석은 타당하지 않다.


라) 원고들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지위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갑 제47, 62호증, 을 제4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2년을 근무한 후 취득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지위는 피고 내에서 단지 '연봉제로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 등)과 정규직(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사이에 위치하고 이들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무기계약직에 준하는 고용형태'로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1) 피고 내에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비정규직 그래픽 디자이너를 피고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채용 또는 전환할 때 부여하는 지위이다. 피고는 파견직 또는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 중에서 기간제근로자인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를 채용하였고[2024. 10. 30. 자 피고의 구술변론자료(2) 9쪽],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2년을 근무하여 기간제법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해야 할 때 이들을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2023년경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하는 판결이 확정되자, 피고가 이들을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채용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경우에도 2년의 기간제근로자 기간을 거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들은 채용될 때부터 호봉직이 되어 위 2년 동안에도 호봉직 임금체계를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위 2년은 시용기간의 성격이 강하고, 이를 비정규직 근무기간으로 볼 수는 없다.


(2) 피고 내에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적용되는 임금체계가 다르고 임금 격차도 매우 크다.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임금 수준은 대략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70~80% 정도에 불과하고[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과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이 모두 포함된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원고들이 받은 임금(가족수당 제외)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받은 임금(가족수당 제외)의 67~81% 수준이었고,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임금 산정 방식이 동일하였기 때문에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을 제외하여도 위 수치와 큰 차이가 없다], 연도별 금액을 보아도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임금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이는 근로자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와 무관한 제도와 관행에 따른 차이 즉, 피고가 임금체계 자체를 호봉제와 연봉제로 구분하면서, 전체적인 임금 수준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도록 호봉직의 호봉표(기본급 및 제수당표)를 마련하고 연봉직의 연봉을 책정하여 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3)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므로 피고 내 근속기간이 긴 편에 속한다.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Q가 2017. 2. 10.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전환된 사례(을 제48호증) 외에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전환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2013년 공채 실시 이후 Q 외에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를 채용하지 않다가(갑 제47호증) 2020년에 3명의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를 모두 외부에서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장기간 점하는 지위이자 상위 집단으로의 이동에 큰 제약을 받는 지위라고 할 수 있다.


(4) 피고의 사장, 보도행정팀장 등이 연봉직의 처우와 관련하여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의 내용(갑 제62호증, '저임금 구성원들의 박탈감과 불만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들의 능력이 미천하여 연봉직군이 된 것이 아니다', '지금 현재 가장 큰 문제가 직분제 사내 갈등이다' 등), 원고들과 피고의 주장 내용[피고 스스로도 '(연봉직과 달리) 호봉직은 향후 관리직으로 승진시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인력으로 육성된다'고 주장하고 있다(2021. 8. 18. 자 준비서면 10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임금 등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 평가의 측면에서도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집단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2) 비교대상성 : 긍정


가)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 제6조는 명시적으로 비교대상 근로자를 상정하거나 그 기준에 관해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므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해당 근로자와 비교대상 근로자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 근로관계의 핵심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노동을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임금 등 보수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 차별 사건에서 해당 근로자와 비교대상 근로자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는지는 기본적으로 '본질적으로 같은 노동'을 제공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같은 노동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근로자와 비교대상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을 비교하는 데에서 출발하여야 하고, 그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같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여기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서 정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업무의 범위나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4두4328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다음에서 보듯이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인 원고들은 원고들이 비교대상 근로자로 지목하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고, 이는 비교대상성 판단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기준이 되는 점, 피고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입사자격, 채용경로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원고들에 대한 비교대상 근로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이는 이 부분 판단의 부차적인 요소에 불과할 뿐 아니라, 아래 4)항의 '합리적 이유' 존부 판단에서 보듯이, 임금을 다르게 정한 합리적 이유를 인정받기에도 부족한 사정에 불과하여 이를 들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사이에 비교 자체가 불필요하거나 적당하지 않을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과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인정되므로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가 될 수 있다.


(1) 2017. 1. 9.부터 2020. 5. 11. 이 사건 인사조치 전까지


㈎ 피고는 '2017. 1. 9. 디자인센터를 설립하며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업무를 구분하였고, 2020. 5. 11. 이 사건 인사조치를 통하여 두 집단이 담당하는 업무를 완전히 분리하였다'고 주장하므로 디자인센터 설립 이후부터 이 사건 인사조치 전까지의 기간을 먼저 본다.


㈏ 피고는 디자인센터를 설립하며 그 아래에 보도그래픽팀, 제작그래픽팀, 브랜드팀을 두었는데, 원고 A은 2019. 4. 14.까지 브랜드팀 소속이었다가 2019. 4. 15.에 제작그래픽팀으로, 원고 D은 2018. 10. 7.까지 보도그래픽팀 소속이었다가 2018. 10. 8.에 제작그래픽팀으로 각 발령되었고, 원고 B과 원고 C은 디자인센터 설립 시부터 제작그래픽팀 소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갑 제127호증, 을 제85호증). 디자인센터가 설립될 때부터 제작그래픽팀이 담당하는 업무와 보도그래픽팀이 담당하는 업무가 어느 정도 구분되어 있었다고 보이기는 하지만(갑 제52호증 참조, 두 팀의 업무 차이는 아래 (3)항의 이 사건 인사조치 후 기간 부분에서 상세히 다룬다),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제작그래픽팀 내에서 호봉직이 담당하는 업무와 연봉직이 담당하는 업무, 보도그래픽팀 내에서 호봉직이 담당하는 업무와 연봉직이 담당하는 업무는 동일하였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들이 제작그래픽팀 소속으로 근무할 때에는 제작그래픽팀 소속 호봉직과, 원고 D이 보도그래픽팀 소속으로 근무할 때에는 보도그래픽팀 소속 호봉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① 아래 표에서 보듯이 보도그래픽팀과 제작그래픽팀 모두 그 내에서는 호봉직과 연봉직이 혼재되어 근무하였고,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들도 양 팀 모두에 소속되어 근무하였다.




② 각 팀 내에서 호봉직이 수행한 업무와 연봉직이 수행한 업무는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제작그래픽팀 정규 프로그램 업무표(갑 제7호증)에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담당 업무의 구분 없이 함께 편성되었다. 피고 디자인센터 내의 그래픽제작 전산시스템인 'F'의 화면(갑 제6호증, 2018. 7. 23. 및 2018. 8. 1.에 대한 자료이다)에 의하면, 보도그래픽팀 내에서 호봉직과 연봉직이 담당한 업무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제작그래픽팀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갑 제8, 22호증) 대화 내용을 보면, 팀장이 "어차피 만들거 하고 싶은 제작물 먼저 찜 하세요", "다음 주 수요일까지 [R 타이틀] 작업 가능한 멤버 있나요?" 등과 같이 호봉직, 연봉직을 가리지 않고 자원하기를 요구하고, 이에 따라 팀원인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자율적으로 지원하여 업무를 배정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만일 피고의 주장처럼 호봉직과 연봉직의 역량에 차이가 있다면 이러한 방식의 업무 배분이 시행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는 원고 D이 노동위원회에 제기한 기간제 차별시정 사건에서 이 부분 기간 동안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수행한 업무가 동일하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즉 위 사건의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심문(2021. 3. 23.)에서 피고의 대리인(공인노무사)은 심판위원의 '2020. 5. 11. 이 사건 인사조치 전까지는 초심에서 말한 것처럼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간에 업무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죠?'라는 질문에 '맞다'라고 답변하였고 '합리적이유 관련해서 입직 경로하고 향후 경력관리 말고는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아니다, 그 정도가 저희 주장이다'라고 답변하였다(갑 제14호증 41쪽11) 참조). 또한 위 피고 대리인은 노동위원회 조사관에게 '호봉직의 비교대상자 관련 주장에 대해 회사의 입장을 아래와 같이 전달 드린다. 원고 D이 재직 중인 당시 호봉직과 연봉직이 업무의 명확한 구분 없이 보도그래픽팀과 제작그래픽팀에서 근무한 사실은 인정한다. 다만 아래의 사정으로 인해 연봉직과 호봉직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이며, 2020년 5월부터는 다시 연봉직과 호봉직에 대해 명확한 조직분리와 업무분리를 통해 업무를 구분해 오고 있다.', (동일 업무를 수행하게 된 사정에 관하여) '연봉직을 보도그래픽팀에 투입한 것은 연봉직에게도 보도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소양을 습득할 기회를 부여해 업무능력을 향상하기 위함이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바 있다(갑 제39, 40호증).


㈐ 한편 원고 A이 근무하였던 디자인센터 산하 브랜드팀은 호봉직 없이 연봉직 2명과 프리랜서 2명으로 구성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갑 제52호증의2), ① 피고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고용형태 구분 없이 피고의 인사 발령에 따라 디자인센터 내에서 소속 팀을 옮겨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제작그래픽팀과 보도그래픽팀 내에서 호봉직과 연봉직이 혼재되어 근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A은 브랜드팀에서 근무한 기간 동안 디자인센터 내 호봉직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2) 2017. 1. 9. 디자인센터 설립 전의 기간


위 기간 동안에도 호봉직과 연봉직이 혼재되어 근무한 것으로 보이는 점(갑 제24, 32호증),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디자인센터 설립 이후에 비로소 호봉직과 연봉직의 업무를 구분하였다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디자인센터 설립 전의 기간에 대해서도 호봉직이 담당한 업무와 연봉직이 담당한 업무의 동종 · 유사성을 인정할 수 있다.


(3) 2020. 5. 11. 이 사건 인사조치 이후 기간


㈎ 피고는 2020. 5. 11.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업무 영역을 구분하기 위하여 이 사건 인사조치를 실시하였고, 이 사건 인사조치 전후의 보도그래픽팀과 제작그래픽팀 소속 그래픽 디자이너 현황은 [별지3]과 같다. 이 사건 인사조치 전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두 팀 모두에 호봉직과 연봉직이 혼재되어 근무하였는데, 이 사건 인사조치를 통하여 보도그래픽팀에는 연봉직 2명(N, M) 외에 다른 연봉직이 남지 않게 되었고, 제작그래픽팀에는 팀장 S 외에는 호봉직이 남지 않게 되었다.


㈏ 보도그래픽팀과 제작그래픽팀이 담당하는 업무에는 차이가 있었고, 그에 따라 근무 형태에도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도그래픽팀은 주로 생방송 뉴스 보도 등에 맞추어 짧은 시간 내에 제작되어야 하는 그래픽(기자 리포트, 앵커 리포트, 앵커백 등)을 제작하였고, 제작그래픽팀은 그에 비하여 제작기한이 상대적으로 긴 그래픽(AR12) · VR13), 프로그램 타이틀, 사건사고 시물레이션 등)을 주로 제작하였다. 이에 따라 보도그래픽팀 소속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근무시간대를 달리하는 교대 근무를 하였고, 제작그래픽팀 소속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주간 근무(9~18시)를 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을 제59호증). 처리하는 그래픽의 수에 있어서도 그 용도와 정교성, 난이도 등의 차이로 인하여, 보도그래픽팀 소속 그래픽 디자이너가 처리하는 그래픽 수가 제작그래픽팀 소속 그래픽 디자이너가 처리하는 그래픽 수보다 현저히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을 제56, 57호증에 의하면, 2020. 5. 1. ~ 2021. 5. 1. 보도그래픽팀에서 제작한 총 그래픽 수는 46,311건이고, 같은 기간 동안 제작그래픽팀에서 제작한 총 그래픽 수는 1,000건이었다14)).


㈐ 그러나 위와 같은 차이로 인하여 이 부분 기간 동안 원고들이 제작그래픽팀에서 담당한 업무와 보도그래픽팀 소속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담당한 업무가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려워도,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어 위 두 업무는 동종의 업무이거나 적어도 유사한 업무에는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


① 기본적인 작업의 내용, 작업 방식 및 작업 환경이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 제작그래픽팀에서 연봉직이 수행한 업무와 보도그래픽팀에서 호봉직이 수행한 업무는 모두 피고의 방송 영상에 들어가는 그래픽을 컴퓨터를 이용하여 제작하는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근무장소 등 작업 환경이 동일하다. 그리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피고의 전산시스템 등을 통해 PD와 기자로부터 어떤 뉴스나 프로그램에 대하여 어떤 내용의 그래픽을 언제까지 작성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해당 PD나 기자와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그래픽을 수정하여 최종 완성본을 제출하는 것이라는 작업 방식 또한 동일하다(갑 제86 내지 90호증).


㉡ 하나의 뉴스에 들어가는 그래픽을 나누어 제작하기도 하였다. 2020. 7. 4. 자 한국인 선원 피랍 뉴스에 들어간 그래픽은 T, U(각 보도그래픽팀 호봉직), 원고 A(제작그래픽팀 연봉직)이 제작하였고(갑 제54호증), 2020. 8. 25. 자 북한 권력지형뉴스에 들어간 그래픽은 원고 D(제작그래픽팀 연봉직), V(보도그래픽팀 호봉직)이 제작하였으며(갑 제56호증), 2020. 9. 20. 자 아마존과 판타나우 산불 뉴스에 들어간 그래픽은 M(보도그래픽팀 연봉직), W(보도그래픽팀 호봉직), 원고 C(제작그래픽팀 연봉직)이 제작하였다(갑 제55호증). 이에 관하여 피고는 호봉직이 제작하는 그래픽과 연봉직이 제작하는 그래픽의 제작기한이 달랐다고 주장하나, 아래 ③항에서 보는 난이도와 요구되는 능력 등에 비추어 이는 본질적인 차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② 부여된 권한과 책임이 동일하다.


보도그래픽팀의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제작그래픽팀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모두 PD와 기자가 제작을 의뢰하는 그래픽을 자신의 책임 하에 스스로 완결하여 제작하는 것이지, 호봉직이 의사결정을 하고 연봉직이 기능적, 실무적인 일을 한다거나 연봉직이 호봉직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③ 업무의 난이도나 업무 수행에 요구되는 능력, 노력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보도그래픽팀의 업무는 이 사건 인사조치가 있기 전에는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에 의하여 무난히 수행되었다. 이는 기자가 보도그래픽팀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 그래픽 제작을 의뢰할 때 그래픽의 대략적인 내용을 제시해 주기 때문으로 보인다(갑 제68호증). 그리고 이 사건 인사조치 이후 보도그래픽팀이 담당한 업무의 내용이나 난이도가 그 전과 달라졌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는, 피고와 같은 뉴스전문채널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보도그래픽 업무이고, 보도그래픽팀에서 제작하는 그래픽은 짧은 시간 내에 사용되어 그 제작에 정치, 사회에 대한 높은 식견, 기사에 대한 이해력, 이미지 구별 능력 등이 필요하므로, 이는 엄격한 채용 절차를 거친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만이 수행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만일 보도그래픽팀 업무에 피고의 주장대로 위와 같은 높은 수준의 능력이 요구되고 이러한 능력을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더 잘 갖추었다고 한다면, 피고가 이 사건 인사조치 전까지 보도그래픽팀과 제작그래픽팀에 호봉직과 연봉직을 혼재하여 배치한 사실 및 이 사건 인사조치 이후에도 보도그래픽팀에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를 다수 배치한 사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 보도그래픽팀에 소속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도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수행한 업무 중 일부를 나누어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보도그래픽팀 내에서도 호봉직과 연봉직 업무는 엄격하게 분리되었고, 보도그래픽팀 소속 연봉직 M, N이 수행한 업무는 그래픽 업무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O 문자발생 업무15)였다고 주장하나(피고의 2025. 4. 15. 자 준비서면 4~6쪽), 갑 제55호증(앞서 본 바와 같이 2020. 9. 20. 자 뉴스의 그래픽을 M가 보도그래픽팀 호봉직 W 등과 함께 제작하였다), 갑 제84호증(2020. 6. 1. 자, 2020. 6. 30. 자, 2020. 12. 1. 자 및 2020. 12. 31. 자 F화면인데, M, N이 다수의 앵커백 작업, 기자리포트 작업을 수행하였음이 확인된다), 갑 제87호증의2(2020. 9. 18. M에게 총 4건의 그래픽 제작 의뢰가 있었고, M는 당일 이를 완료하였다) 등에 의하면, 연봉직 M와 N도 O 문자발생 업무 외에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업무를 상당 부분 수행하였다고 보인다. M와 N이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달리 O 문자발생 업무를 수행하여, 앵커백, 기자리포트 등 그 밖의 보도그래픽팀 업무를 수행한 양은 호봉직보다 적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와 별개로, 앵커백, 기자리포트 등의 업무가 이 사건 인사조치 이후에도 여전히 연봉직이 수행하기에 무리가 없었던 업무임을 알 수 있다.


㉢ 이 사건 인사조치 전은 물론 그 후에도 보도그래픽팀에는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가 다수 포함되었다.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의 업무 능력이나 임금수준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지만, 원고 B, C, D 모두 피고의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피고의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입사한 점, 보도그래픽팀에 있던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지위 확인 승소 판결을 받아 확정되자16), 피고는 이들을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채용하였는데, 만일 피고의 주장처럼 보도그래픽팀의 업무에 높은 능력이 요구되었고, 프리랜서들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어 보도그래픽팀에 배치된 사람들이었다면, 피고가 이들을 호봉직이 아닌 연봉직으로 채용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기대한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의 자격이나 능력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보다 우월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④ 피고는 위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패소하자 2023. 7. 3. 보도국 산하에 뉴스그래픽팀(갑 제122호증의4에 의하면, 뉴스그래픽팀은 2024. 3. 29. 자로 디자인센터 산하 뉴스디자인팀으로 소속 및 명칭이 변경되었다)을 신설한 다음 연봉직으로 채용한 위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뉴스그래픽팀에 배치하였고, 이와 함께 연봉직 M와 N도 뉴스그래픽팀으로 전보하였으며, 이후 2024. 1. 29. 자로 원고 A을 뉴스그래픽팀으로 전보하였다. 뉴스그래픽팀은 보도그래픽팀의 업무 중 일부(앵커리포트, O 문자발생17) 등)를 이관 받았는데(피고의 2025. 10. 2. 자 준비서면 4쪽), 이에 따라 뉴스그래픽팀 소속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보도그래픽팀 소속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마찬가지로 근무시간대를 달리하는 교대 근무를 하고(갑 제72호증) 제작기한이 짧은 그래픽 제작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갑 제85, 92호증). 결국 이 사건 인사조치 이후에 보도그래픽팀에서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수행하였던 업무의 일부가 뉴스그래픽팀 창설 이후에는 다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위 프리랜서들과 그전부터 연봉직이었던 원고 A 등)에 의해서 수행되었던 것이다.


㈑ 한편, 2020. 5. 11.부터 이 사건 청구기간 종기(원고 A, B, C은 2022. 12. 31., 원고 D은 2023. 6. 30.)까지 사이에 일부 원고들은 제작그래픽팀 외의 다른 부서에서도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원고 A은 2021. 1. 4. 이후에는 AD국 편성기획팀에서 근무하였고, 원고 C은 2021. 1. 4.부터는 라이프국 편성기획팀, 2021. 3. 1.부터는 2TV국 편성기획팀에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 사건 소송에서 제작그래픽팀 업무와 보도그래픽팀 업무의 차이만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미루어 보면 위 원고들이 제작그래픽팀 외의 부서에서 수행한 업무가 제작그래픽팀 업무보다 더 보도그래픽팀 업무와 차이가 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이 제작그래픽팀에서 수행한 업무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보도그래픽팀에서 수행한 업무 사이에 동종 · 유사성을 인정할 수 있는 이상, 일부 원고들의 다른 부서에서 수행한 업무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보도그래픽팀에서 수행한 업무 사이에도 동종 · 유사성을 인정할 수 있다.


3) 불리한 처우 : 긍정


피고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임금 체계를 완전히 다르게 구성하였는데, 피고의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피고의 다른 호봉직 사원과 마찬가지로 호봉표에 따른 기본급, 기본급의 800%에 해당하는 상여금, 직급수당, 급식수당, 통근수당, 교육연구수당(교육수당이라고도 한다), 진행수당, 명절격려금, 가족수당을 지급받는 데 비하여, 원고들은 기본급, 진행수당18), 명절격려금19), 가족수당20)만을 지급받은 사실, 호봉직은 매년 2호봉의 정기승호가 이루어져 기본급이 증액되는데 비하여 연봉직은 승호가 없는 대신 입사 전 경력기간과 피고의 근무기간을 고려하여 매년 연봉을 산정하는 사실,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원고들과 그 비교대상 근로자가 받은 임금(가족수당 제외)과 그 차액([별지2] 청구금액표의 '임금 소계'란 기재 각 금액이 차액에 해당한다)은 아래 표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4 내지 7, 13 내지 16, 35 내지 37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므로 원고들은 비교대상 근로자에 비하여 불리한 처우를 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다.




4) 합리적 이유 : 부정


가)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성별 · 국적 · 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여기에서 '차별적 처우'란 사용자가 근로자를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해당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또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 및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사정을 기준으로, 급부의 실제 목적, 고용형태의 속성과 관련성, 업무의 내용 및 범위 · 권한 · 책임, 노동의 강도 · 양과 질, 임금이나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4두43288 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그러한 차등 처우를 할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나) 구체적 판단


그런데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과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러한 임금 차이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사조치 전에는 보도그래픽팀의 업무를 호봉직, 연봉직, 프리랜스가 모두 수행한 점, 피고는 이 사건 인사조치를 통해 연봉직(단,O 문자발생 업무 담당자 제외)을 보도그래픽팀에서 배제하였을 뿐, 차별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프리랜서들은 그대로 보도그래픽팀에 남도록 한 점, 그럼에도 프리랜서들이 피고의 근로자로 인정되어 이들을 근로자로 채용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이들을 연봉직으로 채용하면서도 뉴스그래픽팀에서 보도그래픽팀의 일부 업무를 담당하도록 한 점, 피고의 디자인센터장 AE은 2020. 5. 4. 일부 원고들과 나눈 대화에서 이 사건 인사조치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사이의 차별이 소송화되는 것을 방지하거나 이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에서 실행된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점(갑 제38호증 녹취록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조치는 호봉직과 연봉직의 업무를 단순히 구분함으로써 소송에서 차별로 인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던 것이지, 그래픽 업무의 전문화나 인력의 효율적 배치 등의 목적에서 실행된 것이라고 보이지 아니한다.


(2) 이 사건 인사조치 이후 뉴스그래픽팀 창설 전까지의 기간 동안 보도그래픽팀 소속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제작그래픽팀 소속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제작하는 그래픽의 수, 제작기한, 그래픽이 사용되는 방송의 성격(생방송인지, 녹화방송인지), 근무형태(교대 근무인지, 주간 근무인지)가 다르기는 했으나, 이것이 본질적인 차이에 해당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데다가, 피고는 이 사건 인사조치 전의 기간 동안에 보도그래픽팀 소속인지, 제작그래픽팀 소속인지를 구별하지 않고 직분(연봉직, 호봉직)에 따라서만 구분된 임금을 지급하였고, 뉴스그래픽팀 창설 이후에도 보도그래픽팀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뉴스그래픽팀 소속 연봉직과 제작그래픽팀 소속 연봉직에게 동일한 방식의 임금을 지급하였다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위와 같은 업무수행 방식의 차이가 임금 차이를 합리화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3) 피고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채용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채용에 비해 강화된 요건을 요구하고 있고 그 절차도 엄격하므로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보다 나은 대우를 받는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을 제8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를 공개 채용하는 경우에는 호봉직 방송기자, 촬영기자, 방송기술 직종 등과 마찬가지로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학위를 요구하고, 공인 영어 성적을 반영하며, 서류전형(1차), 필기시험(2차), 실무전형(3차), 현장실무능력 평가(4차) 및 임원면접(5차)에 이르는 채용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고, 피고의 호봉직 사원 채용 시 경쟁률은 매우 높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러한 지원 자격 등의 차이나 호봉직의 높은 채용 경쟁률만으로는 임금 차이의 합리적 이유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 원고들은 피고에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상태에서 공개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연봉직으로 전환되었으므로 공개 채용 절차보다는 경력직 채용 절차에서의 차이를 주되게 고려함이 타당하다. 그런데 갑 제12호증, 갑 제75호증의1(26쪽), 을 제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경력직 채용에서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모두 '서류전형 → 실무전형 → 임원면접'의 채용절차가 실시되었다.


㈏ 학력의 경우에는 경력직 호봉직 그래픽 다자이너에 대해서는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을 요구하는 반면, 경력직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에 대해서는 '전문대 졸업 이상'을 요구하는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높은 경쟁률의 채용 절차를 통과한 사람은 지원 자격을 갖춘 사람들 중에서도 더 뛰어난 실력이나 잠재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① 학력이나 지원 자격은 노동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본적인 요소인 기술, 노력, 책임, 작업조건21) 중 기술과 관련된 지표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담당한 업무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담당한 업무의 난이도 및 업무 수행에 요구되는 능력, 노력, 작업 환경에 본질적인 차이를 인정하기 어려운 점, ② 게다가 원고들은 모두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춘 점(갑 제127호증), ③ 호봉직의 채용 경쟁률이 높다는 것에는 호봉직 근로조건이 높은 수준임을 단순히 반영하는 측면, 즉 차별의 결과인 측면도 아울러 있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해 보면, 학력 요건의 차이나 호봉직의 높은 채용 경쟁률이 동종 · 유사 업무 수행 근로자 간의 임금 차이를 합리화시킬 만큼의 결정적 요소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4) 피고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달리 피고의 그래픽 디자인의 핵심 기초를 설계하고 다자인 가이드를 설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과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만이 장래에 고위직이나 관리직 등 더 큰 권한과 책임을 갖는 보직을 맡게 된다는 점을 합리적 이유의 근거로 주장한다. 피고는 그래픽 디자인의 핵심 기초와 가이드를 설계 · 설정한 예로 2015. 9. 1. 자 'AF 채널 브랜드 가이드북'22)(을 제65호증)과 2024년의 '뉴스 · 보도 디자인 개편'(갑 제50호증)을 들고 있는데(피고의 2025. 10. 2. 자 준비서면 8~9쪽), 전자의 작성에 관여한 그래픽 디자이너 4명 중 H만이 호봉직일 뿐, 책임디자이너를 포함하여 나머지 3명은 프리랜서였던 점, 후자는 연봉직 X(프리랜서였다가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승소 후 연봉직으로 채용되었다), N이 작성하였다는 점에서,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만이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보인다. 그리고 원고들과 비슷한 경력의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중에는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고위직 또는 관리직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은 없다고 보이므로 이를 이유로 합리적 이유를 인정할 수는 없다.


(5) 피고는, 피고의 호봉직에는 피고가 주된 영업으로 수행하는 종합뉴스프로그램 및 방송프로그램의 제작에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경영, 광고, 기자, 앵커, PD 등이 속해 있는 반면, 연봉직에는 시설관리, 디자인, 미디어경영 등 피고가 주된 영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보조하거나 부수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원들이 속해 있으므로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사이의 업무에 질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사이의 차등 처우를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 존부는 피고의 호봉직 사원 전체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고의 그래픽 디자이너들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핵심적인 업무 수행 여부로 호봉직과 연봉직 사원을 나눌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수행하는 업무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그래픽 디자이너까지 호봉직과 연봉직으로 나누어 차등 대우하는 형태로 조직을 운용한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차별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1)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여 원고들을 임금에서 차별하였고,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에 상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등 판결 참조), 여기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이란, 차별을 해소하려는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보면, 비교 근로자가 지급받은 임금, 즉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받은 임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설령 원고들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지위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①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함으로써 불법행위에 관한 일반조항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점, ② 헌법 제11조 제1항에서 열거하는 '사회적 신분' 등은 예시적 사유로 보아야 하는데, 원고들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지위는 사회적 신분 그 자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에 준하는 지위임에는 분명하므로 원고들에 대한 임금 차별은 헌법 제11조 제1항에 반하는 점, ③ 헌법상의 기본권은 제1차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영역을 공권력의 침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권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헌법의 기본적인 결단인 객관적인 가치질서를 구체화한 것으로서, 사법을 포함한 모든 법영역에 그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사인간의 사적인 법률관계도 헌법상의 기본권 규정에 적합하게 규율되어야 하는 점(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다3828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다19864 판결23) 등 참조), ④ 근로기준법 제6조는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하는 차별 중에서 위 조항이 명시한 사유를 이유로 한 차별을 중대한 위반행위로 보아 이를 금지하고 형벌까지 부과하려는 것이지, 사인간 근로관계에서 위 조항에서 열거된 사유 외에 다른 사유를 이유로 하는 차별을 적극적으로 허용하는 취지라고 해석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동안 원고들에게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차등한 임금을 지급한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하는 차별에 해당하고, 이는 우리 전체 법질서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위법행위에 해당하여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3) 한편 원고들은, 주위적 청구 또는 제1 예비적 청구에서 주장하는 차별이 성립할 경우,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 외에도 부당이득반환 청구로서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의 임금 차액 상당액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의 임금약정 부분이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6조나 전체 법질서에 반하여 무효라고 보더라도, 원고들이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동종 · 유사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임금 차액이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다만 그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적절하게 산정하기 위하여 그 임금 차액을 손해로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원고들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4. 원고들의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에 관한 판단


가.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에 따른 차별의 성립


1)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원고들이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한 기간 동안 담당한 업무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담당한 업무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은 피고도 특별히 다투지 아니하고 있고,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동종 · 유사 업무를 수행하였음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들은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한 기간 동안에도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동종 · 유사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3) 피고는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동종 ·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로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외에도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도 있기 때문에, 둘 중 임금이 더 낮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비교 근로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비교하여 임금에서 차별을 받았다고 판단하여 그 임금 차액을 손해로 인정하는데, 피고의 주장대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를 비교 근로자로 보는 것은 위법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근로조건을 그대로 승인하는 것이 되어 타당하지 않으므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는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에 대한 적법한 비교 근로자가 될 수 없다.


4)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와 비교하여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에 합리적 이유가 없음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의 경우와 마찬가지이므로,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한 차별'이 성립한다.


나.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권24)의 발생


이러한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을 위반한 차별은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인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받은 임금과 원고들이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에 상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등 판결 참조).


5. 손해의 범위


가. 손해액의 산정


1) 이 사건 청구기간 동안 원고들의 비교 근로자인 원고들과 같은 경력의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받은 임금에서 원고들이 실제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임금 차액 상당액이 [별지2]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액(단, 원고 D의 경우에는 퇴직금을 제외한 금액)과 같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한편, 원고 D은 2023. 6. 30. 피고에서 퇴사하였는데, 원고 D의 평균임금에 위임금 차액을 산입하여 원고 D의 퇴직금을 다시 산정하면 29,251,000원이 되고, 원고 D이 위 퇴사 시에 피고로부터 퇴직금으로 21,038,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미지급 퇴직금은 8,213,000원(= 29,251,000원 - 21,038,000원)이다.


나. 임금 차액 상당액에 대한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설령 피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보다 낮은 임금을 지급받은 때에 피고의 불법행위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20. 11. 19.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한 때에 지급일(피고는 25일에 해당 월의 급여를 지급한다)이 도래한 임금에 관한 손해배상채권은 모두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2)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하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2224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62490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가)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에 관하여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은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시기에도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과 혼재되어 근무하였으므로 수행하는 업무가 동종 또는 유사하다는 점을 쉽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호봉제와 연봉제에 따른 임금 차이가 매우 크고 연봉제가 적용되던 원고들로서는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자신들과 다른 호봉제 임금체계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고 있음을 그 명칭 자체에서도 알 수 있었던 점, 기간제근로자를 이유로 한 차별이 금지됨은 2006년 제정 기간제법에서부터 분명히 규정되어 있고, 노동위원회와 법원을 통해차별로 인정된 사례가 많이 축적되어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어느 정도 근무한 이후부터는 기간제근로자를 이유로 한 임금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이고, 이러한 인식 시점이 늦어도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 전인 2017. 11. 19.25)보다는 이른 시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청구 중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으로서 2017년 10월까지의 기간에 대한 임금 차액 부분(원고 A, B의 경우에는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 동안의 임금 차액 전부가 이에 해당하고, 원고 C의 경우에는 2017년 10월분까지의 임금 차액이 이에 해당하며, 원고 D의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는 청구 금액이 없다)의 경우에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에 관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나)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에 관하여


그러나 연봉직 근무기간은 이와 달리 보아야 한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가 다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비교 근로자로 하여 차별을 주장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법령이 명확히 규정하지 않았고, 아직까지도 대법원 판례가 확립되지 않은 채, 결론을 달리하는 하급심 판결이 선고되어 왔다. 그렇다면 원고들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호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들보다 적은 금액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음을 알았다는 사정 및 원고들이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전환되기 전에 피고의 계약직, 프리랜서 또는 파견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상당 기간 근무하였다는 점 등을 포함하여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이 자신이 받은 임금이 위법한 차별에 해당함을 현실적 ·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에 관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다. 최종 인용액의 산정


1) 원고 A, B에 대해서는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전환된 후인 각 2017년 8월분과 2015년 10월분부터 각 2022년 12월분까지의 임금 차액을26), 원고 C에 대해서는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하지 않은 2017년 11월분부터 2022년 12월분까지의 임금 차액을, 원고 D에 대해서는 위 원고가 청구한 2018년 7월분부터 2023년 6월분까지의 임금 차액을 인용하여야 한다.


2) 위 각 해당 금액과 원고 D의 미지급 퇴직금은 [별지1] 인용금액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금액과 같다(당사자 간에 다툼이 없는 [별지2] 청구금액표 중 위 인용 기간에 해당하는 각 금액과 위 퇴직금이다).


3)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인용금액표의 '합계'란에 각 기재된 돈 및 그 중 '인용금액'란에 각 기재된 돈에 대하여 해당 임금 또는 퇴직금의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지연손해금 기산일'란에 각 기재된 날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27)인 2025. 12.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항소심에서 확장, 감축 및 추가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신용호 (재판장), 이병희, 김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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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① 원고들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일반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2023. 7. 1. 자로 인사규정 제3조 제19호가 "연봉직 직원 : 연봉직 직종으로 채용된 자로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를 말한다."로 개정됨에 따라 비로소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연봉직에 포함되었을 뿐이고, 그 전까지는 인사규정에서 정한 어느 직분에도 해당하지 않고 관행상 존재하는 직분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원고들의 2025. 9. 30. 자 준비서면 7~15쪽), ② 피고 또한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2016. 1. 1. 개정 인사규정상 일반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피고의 2025. 10. 2. 자준비서면 2쪽) 등에 비추어 그러하다.

2) 상고되지 않고 확정되었다.

3) 위 3~4쪽 표에 기재된 원고별 계약직 채용일 ~ 연봉직 전환일 전날

4) 원고들은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와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선택적으로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 위 3~4쪽 표에 기재된 원고별 연봉직 전환일 ~ 2022. 12. 31.(원고 A, B, C의 경우) 또는 2023. 6. 30.(원고 D의 경우)

6) 원고들은 제1심 2023. 9. 5. 자 준비서면(3쪽)에서 제2, 3 예비적 청구가 임금 청구임을 명시적으로 주장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이 2023. 12. 21. 변론기일에서 '금원 지급을 구하는 청구원인은 불법행위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 청구이다'라고 진술한 것은 주위적 및 제1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으로 선해한다.

7) 원고들은 제1 예비적 주장의 근거로 P대학교 전업 시간강사와 비전업 시간강사 사이의 차별을 인정한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이 이러한 법리를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8) 제2 예비적 주장과 제3 예비적 주장은 모두 원고들에게 호봉직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는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같은 주장으로 보이나, 원고들이 이를 구분하였으므로 원고들 주장에 따라 구분하여 기재하였다.

9)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의 별개의견과 반대의견을 참조하였다.

10)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9조(차별대우의 금지)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인종, 종교, 성별, 연령, 신체적 조건, 고용형태, 정당 또는 신분에 의하여 차별대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고용형태에 관한 노동조합의 차별금지 의무를 명문화하였다.

11) 전자기록상 쪽수를 말한다, 이하 같다.

12) Augmented Reality(증강현실) : 가상 객체나 정보를 덧붙여 현실 세계와 결합된 화면을 만들어 내는 것 

13) Virtual Reality(가상현실) : 화면 전체를 가상 이미지로 채우는 것

14) 원고들은 F에는 누락된 제작건수가 있다고 주장하나, 이를 고려해도 현저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 방송장비 전문 업체인 O의 문자발생 장치를 운영하여 방송 영상 위에 자막을 실시간으로 삽입하는 업무이다.

16) 위 사건의 원고들 중 X, Y, Z, AA, AB는 이 사건 인사조치 전후로 계속 보도그래픽팀에 소속되었고, AC는 제작그래픽팀에 있다가 이 사건 인사조치로 보도그래픽팀으로 발령 받았다.

17) O 문자발생 업무는 보도그래픽팀에서와 마찬가지로 M, N이 주로 담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18) 진행수당의 경우, 연봉직은 2018년 5월부터 월 150,000원을 지급받았으나 호봉직은 그 전부터 월 150,000원을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19) 명절격려금의 경우, 일정 시점 이후로는 연봉직에게만 설 연휴가 있는 달과 추석 연휴가 있는 달에 각 800,000원씩이 지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20) 가족수당은 호봉직과 연봉직에게 동일하게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21)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임금) ② 동일 가치 노동의 기준은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 조건 등으로 하고, 사업주가 그 기준을 정할 때에는 제25조에 따른 노사협의회의 근로자를 대표하는 위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22) 마지막 쪽에 작성에 관여한 사람으로 아트디렉터 AG(호봉직), 책임디자이너 AH, 디자이너 H, I, AI이 기재되어 있다.

23) 대법원 2011. 1. 27. 선고 2009다19864 판결에서는 AJ단체가 여성 회원들에게 총회의 회원 자격을 부여하지 않은 것이 성별 차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었는데, 위 판결은 "사적 단체를 포함하여 사회공동체 내에서 개인이 성별에 따른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희망과 소양에 따라 다양한 사회적 · 경제적 활동을 영위하는 것은 그 인격권 실현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하므로 평등권이라는 기본권의 침해도 민법 제750조의 일반규정을 통하여 사법상 보호되는 인격적 법익침해의 형태로 구체화되어 논하여질 수 있고, 그 위법성 인정을 위하여 반드시 사인간의 평등권 보호에 관한 별개의 입법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여, 차별을 금지하는 구체적 법률이 없는 사적 단체 내에서도 성별 차별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24)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음은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의 경우와 같다.

25)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가 된 지 원고 A은 2년 4개월, 원고 B은 4년 2개월, 원고 C은 1년 6개월이 지난 때이다.

26) 엄밀히 보면 원고 A은 2017. 7. 15.에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전환되었으므로 2017년 7월 임금 차액 중 2017. 7. 15. ~ 2017. 7. 31.에 해당하는 부분을 청구할 수 있고, 원고 B은 2015. 9. 9.에 연봉직 그래픽 디자이너로 전환되었으므로 2015년 9월 임금 차액 중 2015. 9. 9. ~ 2015. 9. 30.에 해당하는 부분을 청구할 수 있으나, 원고들은 '계약직 그래픽 디자이너 근무기간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본다면, 위 각 임금 차액 부분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점(원고들의 2025. 9. 30. 자 준비서면 43쪽 참조) 등을 고려하여 계산의 편의를 위해 이를 제외하기로 한다.

27) 원고 A, B, C의 경우에는 제1심 인용액보다 항소심 인용액이 줄어들었고, 원고 D의 경우에는 제1심 인용액보다 항소심 인용액이 늘었으나, 이는 항소심에서 추가한 2023년 임금 차액 및 퇴직금 차액 청구가 새롭게 인용되었기 때문이고, 2022년까지의 임금 차액 부분에 대한 항소심 인용액은 제1심 인용액보다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