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2일간의 근로가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가장 주된 원인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기저질환 등과 결합하여 심부전을 유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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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6-04-06본문
* 사건 : 서울행정법원 제13부 판결 2025구합52908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 : A
* 피고 : 근로복지공단
* 변론종결 : 2025. 10. 16.
* 판결선고 : 2025. 12. 11.
[주 문]
1. 피고가 2024. 4. 12.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 *. *.경부터 고양시에 있는 ‘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서 급식 조리사로 근무하였다.
나. 망인은 2023. 11. 15.경부터 감기 몸살 증상을 앓은 이래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2023. 11. 30. 혈뇨 증상을 겪은 후 ‘D’에서 진료를 받았고, 같은 날 위 병원에서 A형 독감을 진단받으면서 이와 더불어 5일 간의 격리 권고를 받았다.
다. 망인은 2023. 11. 30. 18:53경 이 사건 병원 소속 영양사에게 전화하여 ‘망인이 A형 독감에 걸렸는데 다음 출근 예정일인 2023. 12. 2. 및 2023. 12. 3.에 정상 출근을 해도 되는지’를 문의하였고, 위 영양사는 이 사건 병원 간호과장에 문의한 후 2023. 12. 1. 오전경 망인에게 ‘출근하여도 된다. 현재 대체할 인원도 없으니 정상적으로 출근을 부탁한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발송하였다.
라. 망인은 2023. 12. 2. 및 2023. 12. 3. 출근하여 근무한 이후 2023. 12. 4.부터 휴무 중 2023. 12. 5. 20:15 이전경 자택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망인의 사망진단서상 직접 사인은 ‘심부전’(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으로 기재되어 있다.
마.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피고에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4. 4. 12. ‘망인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및 [별표 3]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망인의 건강보험수진내역 상 승모판협착 진료이력이 다수 확인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은 업무적 요인보다는 개인적 요인에 의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을 가능성이 더 높게 판단되어 망인의 사망과 업무 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에 대하여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바.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24. 11. 8.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망인은 기저질환으로 승모판 협착을 앓고 있었으나, A형 독감에 걸리기 전까지만 해도 위 질환이 잘 관리되고 있었던 점, A형 독감은 망인의 기저질환을 악화시켜 망인을 사망하게 할 수 있는데, 망인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사망 전 이틀 간 정상근무를 했던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이 A형 독감에 걸린 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무한 것이 망인의 기저질환인 심장질환을 자연경과적인 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시켜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 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및 [별표 3], 그 위임에 따른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고시 제2022-40호, 이하 ‘고시’라 한다)은 심근경색을 포함한 심장 질병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판단기준을 상세히 정하고 있다([별지] 참조). 그런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및 [별표 3] 등이 규정하고 있는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가목이 규정하고 있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위험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시적으로 규정한 것이고, 그 기준에서 정한 것 외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을 모두 업무상 질병에서 배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위 기준이 충족되지 않은 경우라도 제반사정에 비추어 업무 수행이 질병을 발생시켰거나 아니면 적어도 발생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다면, 위 질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두24214 판결 참조). 따라서 망인이 실제로 위 규정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점만을 들어 바로 망인의 업무와 질병 간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
2) 한편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8두32125 판결).
3) 앞서 든 증거, 갑 제8호증의 1,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원장[순환기내과(심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 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망인의 발병일 이전 1주간 업무시간을 25시간 43분, 4주간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38시간 45분, 12주간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을 40시간 18분으로 각 산정하였다.
나) 망인은 2014. 1. 15.경부터 2023. 9. 27.경까지 E병원에서 29회가량 ‘승모판협착’으로 진료를 받았다.
다) 망인은 2023. 11. 30. ‘D’에서 A형 독감을 진단받은 이후 2023. 12. 4. 다시 위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2023. 12. 4. 자 진료기록에 ‘불편 증상 없이 상당히 호전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한편 위 병원 의사는 2024. 1. 4. 망인에 대하여 ‘망인은 기저 질환 심장 판막증(승모판 협착증: 환자분 진술)으로 와파린 치료 중이었으나 기저 질환으로 일상생활 및 직장생활에서 문제되는 소견 없이 잘 관리되던 환자인데, 무리한 작업이나 노동 및 정신 스트레스가 있을 때 독감에 의해서 심폐 질환 악화 가능성이 있어 5일간 절대적 안정과 격리 치료를 권하였다.’는 취지의 진단서를 작성하였다.
라) 이 법원 감정의는 ‘망인의 승모판 협착의 정도가 중증도-중증의 단계이지만, 이는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심부전, 판막협착, 심방세동 등의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하여 급성악화가 초래될 수 있고, 심부전은 급성악화 및 호전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데 감염은 심부전 급성악화의 대표적인 원인이 된다. 기저 심질환이 있던 환자가 A형 독감이라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하여 전신 컨디션이 저하되는 상황에서는 평소와 동일한 근무도 심장에 무리가 되는 정도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위 근무가 심장질환의 악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하고, 단순히 망인의 사망 전 업무량이나 업무시간에 기한 과로 여부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소견을 밝혔다.
4) 앞서 인정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본다. 망인은 기존에 10여 년 이상 승모판 협착을 앓고 있었고, 이러한 기저 질환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상병을 일으켜 망인이 사망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편 ① 망인을 진료하였던 ‘D’의 의사 및 이 법원 감정의는 망인이 가장 최근에 승모판 협착 관련 진료를 받았던 2023. 9. 27.경까지도 망인의 승모판 협착 증세가 안정적으로 관리되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밝힌 점, ② 망인은 2주 이상 독감 증상을 앓아오다가 2023. 11. 30.에 이르러 A형 독감을 진단받고 ‘5일 간의 격리’를 권고 받았음에도 2023. 12. 2. 및 2023. 12. 3. 연속하여 근무하였던 점, ③ 비록 망인이 2023. 12. 2. 및 2023. 12. 3. 사회통념상 ‘과로’에 이를 정도의 근무를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이틀 연속 근무한 것은 망인의 기저질환을 급속도로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D’ 병원 의사와 이 법원 감정의의 공통된 소견인 점, ④ 진료기록상 망인은 2023. 12. 4. A형 독감 증세가 많이 호전되었음에도 그 무렵 심부전으로 사망하게 된 점 등 사정을 종합하면, 망인의 업무수행 또는 근무가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가장 주된 원인은 아니더라도 망인의 기저질환, A형 독감 감염 등 원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 사건 상병을 급성으로 유발하거나 악화시킨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5)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발병 간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함이 타당하고, 단지 망인의 업무시간 등이 고시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거나 망인이 사회통념상 과로에 이를 정도의 근무를 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위 인정에 방해가 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